대기업·中企 상생하려면

대기업·中企 상생하려면

입력 2010-07-29 00:00
수정 2010-07-29 0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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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명한 하도급 문화 정착 조세제도·환율정책 재정비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함께 걸어야 할 ‘상생의 길’은 아직 험난해 보인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두 기업군의 양극화가 좀처럼 좁혀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고용 없는 성장’ 탓에 청년 실업문제가 해소되지 않고 있고, 문 닫는 자영업자들이 속출하고 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전반적인 제도와 구조, 정책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대기업에 집중되는 세제와 정책을 다시 정비하면서 상생의 우선과제로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민주적인 관계’를 제안했다. 대기업의 직접적인 고용보다는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하도급 구조 속에서 중소기업 경영이 정상화돼야 한다는 것이다.

김상조 한성대 교수는 “대기업들이 글로벌 아웃소싱은 늘리면서 정작 국내 중소기업에 대한 발주량은 늘리지 않아 ‘어닝 서프라이즈’라는 성과를 낳고도 직접적인 고용 효과가 드러나지 않는다.”면서 “고용이 늘어난다고 해도 저임금, 비정규직 같은 질 낮은 고용 상황에 처할 수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김 교수는 “중소기업들이 협의회나 협동조합을 만들어 대기업과 대등한 협상을 할 수 있는 협력 네트워크가 강화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인호 중소기업중앙회 인력정책팀장은 “납품단가조정협의제가 강제성이 있어야 한다. 어렵다면 최소한 상생협력지수를 만들어 기업별로 공개토록 하자.”고 제안했다.

오건호 사회공공연구소 연구실장은 “대기업이 중소기업과 물품에 대한 하청단가 계약을 한 뒤 초과수익을 거뒀다면 이를 공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초과수익분을 ‘상생 펀드’ 식으로 조성해 중소기업의 경영환경 개선이나 고용지원에 쓰는 것이 대표적인 사례가 될 수 있다.

반면 전경련 산하 중소기업협력센터의 최찬기 팀장은 “공정거래법상 대기업이 2, 3차 협력사에 관여하지 못하게 돼 있어 대기업과 1차 협력사 간 문제보다 2, 3차 협력사 간 문제가 더 크다.”면서 “(상생 문제는) 전체적인 기업 관계로 바라봐야 한다.”며 다른 각도에서 진단했다.

대기업 위주의 조세제도와 환율정책을 정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았다. 김 교수는 “하도급 거래 실태에 관한 정보가 충분히 공급되고 중소기업이 피해를 봤을 때 구제받을 수 있는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어 “조세정책도 투자에 대해 감면 또는 공제해주는 현행 투자세액 공제방식을 고용에 대해서도 감면 또는 공제해 주는 방향으로 개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진방 인하대 교수는 “현행 고환율 정책은 수출 대기업에 보조금을 주고 수입 중소기업에 관세를 물리는 차별적 정책이므로 서서히 환율을 낮춰가는 기조로 바뀌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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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혜영·신진호기자 koohy@seoul.co.kr
2010-07-29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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