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주형 기자 소치 프리즈마] 최고의 후원자 ‘가족’

[임주형 기자 소치 프리즈마] 최고의 후원자 ‘가족’

입력 2014-02-20 00:00
수정 2014-02-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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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8일 소치 동계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딴 쇼트트랙 여자 3000m 계주팀 박승희(22·화성시청)는 동료들이 누리지 못한 행운 하나를 만끽했다. 가장 행복한 순간을 가족과 함께 나눈 것. 박승희는 금메달이 확정된 직후 관중석에서 응원한 언니 박승주(24·단국대)와 얼싸안으며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 대부분 선수는 가족을 한국에 둔 채 머나먼 러시아로 날아왔지만, 박승희는 언니도 국가대표(스피드스케이팅)인 덕에 현장에서 직접 응원을 받을 수 있었다.

사실 이날 박승희는 몸 상태가 그리 좋지 않았다. 경기 전 잠깐 박승희를 봤는데 왼쪽 다리를 절룩거리고 있었다. 지난 13일 500m에서 다친 무릎이 아직 회복되지 않았다. 그러나 언니와 이상화(25·서울시청)가 관중석에서 내건 플래카드를 보며 힘을 얻었다. “금메달 아니어도 괜찮아♥ 다치지만 말아죵♥ 이미 당신들은 쵝오. 달려랏! 조해리 박승희 공상정 김아랑 심석희”

최근 스노보드 하프파이프 금메달리스트 케이틀린 패링턴(미국)이 “아버지가 소를 팔아 후원했다”고 밝혀 세계적인 화제를 모았는데, 한국 선수들의 부모와 가족들도 패링턴의 아버지에 결코 뒤지지 않는다.

심석희(17·세화여고)의 아버지는 딸을 위해 직장도 그만두고 강릉에서 서울로 이사했다. 한국체대 아이스링크가 있는 서울 송파구 근처로 가기 위해 세 번이나 집을 옮겼다고 한다. ‘맹모삼천지교’(孟母三遷之敎)를 본떠 ‘심부(沈父)삼천지교’라는 말이 나왔다. 이상화의 부모는 빚을 져 가며 딸의 전지훈련 비용을 만들었고, 역시 스케이트 선수였던 오빠는 동생에게 가족의 지원이 집중되도록 정들었던 스케이트화를 벗어 던졌다.

선수들에게 가족은 코치이자 든든한 조언자이기도 하다. 루지 김동현(23·용인대)은 지난 10일 남자 싱글 4차 시기를 마친 뒤 기자와 만나 아버지가 보낸 카카오톡을 살짝 보여 줬다. “3, 4차전도 지금처럼 차분하게, 욕심 내지 말고 정상 페이스로 하고~절대 부담은 금물~!!(우리 아들~!! 코스는 감 잡은 것 같던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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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rmes@seoul.co.kr
2014-02-20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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