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돋보기] ‘한데볼’ 날아간 스폰서

[스포츠 돋보기] ‘한데볼’ 날아간 스폰서

입력 2010-03-17 00:00
수정 2010-03-17 0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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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일, 이메일로 보도자료 하나를 받았다. 균일가생활용품기업 다이소 홍보담당자가 보낸 것으로 서울시청 여자핸드볼팀과 3년간 공식 후원계약을 맺었다는 내용이었다. 이틀 뒤인 11일엔 서울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 공식후원 조인식까지 예정돼 있었다. 프로스포츠도 아닌, 아직 인기스포츠라기에도 무리가 있는 핸드볼 후원이라 신선했다.

그러나 조인식 당일 오전, 후원계약이 무산됐다는 또 한 통의 메일이 도착했다. 이유는 ‘서울시 문화국 체육진흥과와 서울시 체육회 간의 행정착오’라고 했다. 기업과의 약속에서 착오라니 뭔가 이상했다. 다이소는 지난 1월27일 서울시 체육회와 후원 계약을 끝냈고, 후원금(3000만원·2012년까지 총 1억 5000만원)까지 입금한 상태였다.

사정을 알아보니 현재로서는 기업후원 자체가 불가능했다. 지난달 말 이를 보고 받은 체육진흥과는 시 예산으로 운영하는 운동부에 기업로고가 타당하지 않고, 조례에도 운동부의 존재 이유가 시정홍보와 경기인 육성차원에 국한된다며 “원천무효”를 선언했다.

체육진흥과 관계자는 “기업과 후원계약을 하려면 판단과정이 필요하다. 타당성을 조사하고, 전문가와 시민의 의견도 모아 조례를 개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시청’이란 이름을 단 팀은 여자핸드볼팀 외에 스피드스케이팅·쇼트트랙·양궁·탁구 등 21개가 있다.

25일 슈퍼리그부터 유니폼에 ‘다이소’를 달고 뛰는 줄 알았던 선수단은 당황스럽다. 영화 ‘우생순’의 실제 주인공인 임오경 서울시청 감독은 “스포츠인에게 스폰서는 자부심이다. 다른 팀들은 받고 싶어도 못 받는데….”라고 아쉬워했다. 임 감독은 일본에서 선수, 감독을 거치며 숱한 로고를 유니폼에 달고 뛰었다. 그는 “금액보다 우리 팀이 활성화되면 좋겠다는 생각이었다. 경솔했나 보다.”며 고개를 숙였다.

시 체육회 관계자는 “공식후원이 들어온 경우는 처음이어서 (후원을 맺으며) 규정상 문제점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다. 이번 일을 계기로 융통성 있고 발전적인 방향을 모색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해프닝은 씁쓸한 뒷맛을 남겼다. 서울시청 여자핸드볼팀은 1년 예산 11억 5000만원으로 선수 15명과 코칭스태프의 연봉과 훈련비, 합숙비 등을 해결한다. ‘억’소리 나는 예산에 비하면 후원금은 미미하다. 하지만 액수가 중요한 게 아니다. 스폰서는 선수들을 춤추게 하고, 일단 스폰이 시작되면 더 크고 비싼 스폰서들도 꼬리를 이을 것이다. “기업후원에 대해서도 시간을 가지고 검토해 보겠다.”는 관계자의 말이 하루빨리 실현됐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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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2010-03-17 2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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