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력 없다던 공수처… 윤석열 등 9건 ‘문어발 수사’

여력 없다던 공수처… 윤석열 등 9건 ‘문어발 수사’

입력 2021-06-13 23:52
수정 2021-06-14 0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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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호 사건’ 한 달여 만에 민감 사건 싹쓸이

尹 직권남용·엘시티 부실수사 잇단 입건
3~9호 모두 ‘전·현직 검사’ 대상 직접수사
법조계 “대선 전 정치적 논란 불러” 비판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지난 4월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의 부당 특채 의혹을 시작으로 직접 수사를 개시한 지 불과 한 달여 만에 9건에 대한 직접 수사에 나서자 수사 여력을 제대로 갖추지 못한 채 무분별하게 수사에 나서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이 중 조 교육감 사건을 제외한 나머지는 전부 전·현직 검사가 수사 대상인 사건이다.

지난 4일 직권남용 혐의로 고발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입건해 정조준한 데 이어 같은 날 5년 전 있었던 부산 엘시티 부실 수사 의혹 사건을 입건한 것으로 알려졌다.

13일 법조계에 따르면 공수처가 최근 부산지검의 엘시티 정·관계 로비 의혹 수사를 맡았던 윤대진 당시 부산지검 2차장 검사(현 법무연수원 기획부장) 등 13명에 대한 직접 수사에 나선 것은 지난 3월 부산참여연대가 당시 수사 검사와 지휘부를 직권남용과 직무유기 혐의로 고발한 데 따른 조치다.

엘시티는 부산 해운대해수욕장 바로 앞에 세워진 101층짜리 초고층 건물이다. 인허가 과정에서 전방위적인 정·관계 로비 의혹이 불거졌다. 그러나 검찰은 현기환 전 청와대 정무수석과 배덕광 전 자유한국당 의원을 기소하는 데 그쳐 부실 수사 논란을 불렀다. 시민단체는 불법 특혜 분양을 주장하며 43명을 추가 고발했지만 대부분 무혐의 처리됐다.

공수처는 지난 4월 28일 조 교육감의 부당 특별채용 의혹 수사에 착수하면서 검찰 등의 권력형 비리가 아닌 사건을 ‘1호 수사’로 택한 것은 출범 취지와 맞지 않는다는 비판을 받았다. 이를 의식해서인지 조 교육감 사건 이후로 선택한 직접 수사 대상은 모두 검사 사건이다.

다만 법조계에서는 여전히 검사가 13명뿐인 데다 절반이 교육 중인 상황에서 공수처가 어떤 법리적 근거와 원칙을 근거로 수사개시 결정을 하는지 의문이라는 반응이 나온다. 김진욱 공수처장은 인사청문회에서 “(공수처의 규모는) 검찰 순천지청 정도”라며 큰 사건 기준으로 연간 3~4건 정도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조 교육감 사건도 두 달이 다 되어 가지만 조 교육감 소환까지는 이르지 못했다.

대선을 앞둔 시점에 유력 대선주자로 부상한 윤 전 검찰총장이 직권남용 혐의로 고발된 사건을 택한 것도 수사기관으로서 불필요한 정치적 논란을 야기했다는 비판이 거세다.

한 법조계 인사는 “통상 선거를 앞두고 불필요한 정치적 논란을 부를 사건은 뒤로 미룬다는 기존 수사기관의 모습과 정반대로 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상희 건국대 로스쿨 교수는 “출범 이후 접수된 1000여건 중 9건을 택한 합리적 기준과 근거를 공수처 스스로 밝혀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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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훈진·진선민 기자 choigiza@seoul.co.kr
2021-06-14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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