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편향 안보교육’ 박승춘 소환…“국정원 지침, 잘못됐다 생각 안 해”

‘우편향 안보교육’ 박승춘 소환…“국정원 지침, 잘못됐다 생각 안 해”

나상현 기자
입력 2018-01-12 22:42
수정 2018-01-12 2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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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론 조작 공모·직무유기 혐의 부인

국정원 자금 63억으로 ‘국발협’ 운영
4년간 학교 등 400만여명 교육받아


민간단체인 국가발전미래교육협의회 회장으로 재직하며 이명박 정부 시절의 국가정보원과 공모해 우편향된 안보 교육을 실시한 의혹으로 박승춘(71) 전 국가보훈처장이 12일 검찰에 소환됐다. 박 전 처장은 “인정하지 않는다”며 국정원 여론 조작 공모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굳게 다문 입
굳게 다문 입 박승춘 전 국가보훈처장이 12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고 있다. 박 전 처장은 국가정보원과 함께 야권과 진보 세력을 비판하는 등 편향된 내용의 안보 교육을 주도한 의혹을 받고 있다.
이호정 전문기자 hojeng@seoul.co.kr
박 전 처장은 이날 국발협 관련 사건을 맡고 있는 서울중앙지검 국정원 수사팀(팀장 박찬호 2차장검사)의 조사를 받기에 앞서 국정원 자금으로 국발협이 운영된 점에 대해 “다 공개된 사실”이라며 “당시 업무할 때 당연히 (국정원의) 지침도 받고 협조도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침이라는 건 안보 교육을 많이 해 달라는 얘기”라며 “크게 잘못됐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10월 국정원 개혁발전위원회는 원세훈(67) 전 원장의 지시로 국정원이 2010년 1월 국발협을 세우고 4년 뒤 청산할 때까지 국가 예산 63억원을 투입한 정황을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당시 국발협은 안보의식 향상을 위해 각급 기관·기업·학교 등에서 400만여명을 대상으로 안보 교육을 실시했다.

국발협 초대 회장을 지냈던 박 전 처장은 이듬해 보훈처장으로 옮겨 간 뒤 국정원과 협력해 우편향 논란을 가져온 안보교육용 DVD 1000장을 제작, 배포하기도 했다. 국정원 개혁위는 박 전 처장이 국정감사에서 “익명의 기부자로부터 협찬받았다”고 발언해 위증 소지가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이와 관련, 박 전 처장은 “국정원의 부탁을 받아 배포처를 알려줬을 뿐”이라며 “국정원에서 ‘우리가 줬다는 걸 말하지 말아 달라’고 해서 (국정감사에서) 그 얘기밖에 못했다”고 주장했다.

박 전 처장은 여러 의혹에 얽혀 있다. 현재 서울북부지검 형사6부(부장 이동수)에선 보훈처 수사의뢰 건을 진행하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첨수2부(부장 황병주)에서 수사 중인 고엽제전우회 특혜 분양 의혹에도 박 전 처장의 이름이 등장하고 있다. 보훈처는 박 전 처장이 2011년 2월부터 2017년 5월까지 6년 이상 재임하는 동안 ‘함께하는 나라사랑’ 재단이 부적절한 예산을 집행한 사실을 확인하고도 적절한 조처를 하지 않았다며 직무유기 혐의 등으로 수사를 의뢰했다. 박 전 처장은 이날 “보훈처에서 제기한 내용은 보훈처장으로 근무할 때 대부분 보고받지 않은 사항이기 때문에 직무유기인지 모르겠다”며 역시 혐의를 부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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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상현 기자 greentea@seoul.co.kr
2018-01-13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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