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리스트는 朴대통령·김기춘·조윤선 합작품”

“블랙리스트는 朴대통령·김기춘·조윤선 합작품”

박재홍 기자
박재홍 기자
입력 2017-03-06 22:28
수정 2017-03-07 0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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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계 지원 배제·인사 농단

‘좌파성향’ 325건 지원 배제
노태강 前 국장 사직도 강요
친정부 단체엔 68억원 지원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수사로 문화·예술계 인사 지원 배제 명단인 ‘블랙리스트’ 작성과 관리에 박근혜 대통령이 직접 개입한 정황이 드러났다. 특검팀은 또 청와대의 주도로 이른바 ‘화이트리스트’를 작성하고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등에 압력을 가해 ‘어버이연합’ 등 친정부 성향 단체들을 지원하도록 한 사실도 확인했다.

6일 특검팀 수사 결과에 따르면 박 대통령은 최순실(61·구속 기소)씨, 김기춘(78·구속 기소) 전 청와대 비서실장, 조윤선(51·구속 기소)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등과 공모해 ‘블랙리스트’ 명단을 작성하고 해당 예술가들에 대해 325건의 지원이 배제되도록 했다.

특검팀은 또 박 대통령이 최씨 등과 공모해 최씨의 딸 정유라(21)씨가 우승하지 못한 승마대회에 대해 “최씨와 상대방 모두 문제가 있다”는 보고서를 냈던 노태강 전 문체부 체육국장에게 사직서를 내도록 강요했다고 밝혔다.

특검팀은 박 대통령이 조원동(61) 전 청와대 경제수석을 통해 노무현 전 대통령을 모델로 한 영화 ‘변호인’을 제작한 CJ그룹의 이미경 부회장에게 퇴진 압력을 넣은 사실 등도 박 대통령이 ‘좌파 성향’ 문화·예술인에 대한 지원을 배제하도록 하는 데 관여했다는 정황 중 하나로 보고 있다.

특검팀 관계자는 “박 대통령이 블랙리스트의 존재를 인지하고 있었는지 여부가 아니라 좌파 성향의 문화예술단체에 대한 지원 배제 사실을 알고 있었는가가 중요한 점”이라면서 “김 전 실장이나 조 전 장관 등이 블랙리스트를 만들고 관리하도록 지시한 것은 결국 박 대통령의 의중이 반영된 것이고 이는 블랙리스트에 박 대통령이 직접적으로 연계된 것과 같다”고 말했다.

특검팀에 따르면 세월호 관련 글을 모아 ‘눈먼 자들의 국가’라는 책을 발간한 ‘문학동네’가 ‘좌편향’ 출판사로 낙인 찍혀 문학동네 등 문예지에 지원되던 10억원 규모의 정부사업이 폐지됐다. 문학동네는 출판계에서 중도 성향으로 분류된다.

이에 대해 박 대통령 측 대리인단은 “박 대통령은 청와대 비서실, 문체부 등에 ‘문화계 블랙리스트’ 작성과 관련해 어떠한 지시를 내린 적도 없고 보고를 받은 사실이 없다”면서 “김 전 실장에게 문체부 1급 공무원 3명에게 사표를 받으라고 지시하거나 김상률 전 교문수석에게 노 국장을 면직하라고 지시한 사실도 없다”고 반박했다.

특검팀은 이와 함께 청와대 정무수석실의 주도로 이른바 ‘화이트리스트’를 작성한 사실도 밝혀냈다. 정무수석실은 전경련을 압박해 자유연합, 엄마부대 봉사단, 반핵반김국민협의회 등 보수단체에 68억원을 지원한 사실도 확인했다.

특검팀 관계자는 “앞서 전경련이 어버이연합을 지원했다는 의혹과 직접적으로 연관되는 내용”이라면서 “향후 검찰이 관련 내용에 대한 수사를 이어 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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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2017-03-07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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