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생한 블루길·中 쏘가리 10여종 한강 생태계 파괴

방생한 블루길·中 쏘가리 10여종 한강 생태계 파괴

김희리 기자
김희리 기자
입력 2016-09-27 01:50
수정 2016-09-27 0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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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섬 등 어종 조사 동행해 보니

생태 교란·위해우려종 등 발견
중국산 단두어 한강 정착한
듯

서울시 한강사업본부 환경과 직원들이 지난 24일 한강 밤섬 하류 구간에서 그물에 걸린 어류들을 확인해 종류별로 나누고 있다.
서울시 한강사업본부 환경과 직원들이 지난 24일 한강 밤섬 하류 구간에서 그물에 걸린 어류들을 확인해 종류별로 나누고 있다.
“파랑볼우럭(블루길)이나 큰입배스 같은 생태계 교란 어종을 한강에서 몰아내기 위해 꾸준히 노력하고 있는데 여전히 조사 그물에 걸리는 것을 보면 착잡하죠. 방생의 뜻은 좋지만 외래어종을 한강에 놓아주는 것은 삼갔으면 좋겠어요.”

지난 24일 오전 7시 서울 영등포구 서강대교 인근 선착장에서 만난 김기현(58) 서울시 한강사업본부 환경과 팀장이 한강 어종조사를 위해 보트에 오르면서 말했다. 직원 2명도 조사 도구를 들고 함께 승선했다. 한강사업본부는 한 달에 한 번꼴로 광나루·반포·여의도·난지·잠실 등 5곳에서 어종조사를 한다. 정확한 조사를 위해 구역마다 일주일 간격으로 3번씩 그물을 치고 여기에 걸린 어류를 확인하는 식이다. 이날은 반포·밤섬·난지에서 그물을 거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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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목적지인 반포에 도착해 강 위의 노란 부표를 들어 올리니 그물에 참게, 뱀장어, 메기, 누치 등 12종의 물고기가 잡혔다. 직원들이 펄떡이는 고기들을 재빠르게 종류별로 나눠 강물을 채워 둔 통에 담았다. 자갈 지형인 반포 지역에서는 자갈 틈에 산란을 하는 황복 치어가 발견됐다. 민물에 산란된 황복은 부화한 뒤 어느 정도 자라면 바다로 돌아간다. 김 팀장은 “한강 생태계는 어떻게 보면 해양 생태계의 요람 역할을 하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일주일간 그물을 쳐 놓다 보니 죽어 있는 어류는 종량제 봉투에 담아 버려야 합니다. 한강의 오염을 조금이라도 막아야죠. 특히 웅어 같은 성격 급한 어종은 그물에 걸리자마자 죽어 버립니다.”

한 직원의 말과 함께 약 40분에 걸친 작업이 마무리됐다. 다음 목적지인 밤섬에는 서강대교를 기준으로 상·하류에 각각 3개씩 그물을 나누어 쳐 둔 상태였다. 두 구간의 수심이 확연히 달라 생태계도 다르기 때문이다.

밤섬 하류 부근에서는 중국산 외래종인 단두어의 치어가 발견됐다. 단두어는 2년 전부터 새로 등장하기 시작했는데, 관상용으로 들여왔다가 누군가 한강에 방생한 것으로 김 팀장은 추정했다. 김 팀장은 “성어가 아닌 치어가 발견된 것은 이미 단두어가 한강에서 산란까지 마치고 정착이 어느 정도 이뤄졌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아직 단두어에 따른 생태계 피해는 발견되지 않아 생태 교란종이나 위해 어종으로 지정되지는 않았다. 그러나 자연적인 생태계의 일원이 아닌 만큼 교란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김 팀장은 설명했다.

이날 세 구역에서 발견된 어종은 가시납지리, 풀망둑, 점농어, 살치 등 모두 21종이었고 단두어 외에도 생태 교란종인 블루길과 또 다른 외래종인 백련어가 발견됐다.

김 팀장은 외래종 유입의 가장 큰 원인을 ‘방생’으로 지목했다. 그는 “석가탄신일과 정월대보름은 ‘방생 성수기’여서 이 기간에는 우리도 계도 및 특별단속을 벌인다”며 “하지만 방생을 일일이 적발하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단속 대상 어종은 생태계 교란 생물인 큰입배스, 블루길, 붉은귀거북, 황소개구리를 비롯해 위해우려종인 작은입배스와 중국쏘가리 등이다. 또 한강 본류에서는 서식 조건이 맞지 않아 자연 폐사 우려가 있는 미꾸라지, 떡붕어, 비단잉어 등 13개 어종도 방생하지 못하게 돼 있다. 생태계 교란종을 방생하다 적발되면 야생동식물보호법에 따라 2년 이하의 징역이나 1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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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사진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2016-09-27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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