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연구역 30만곳 vs 흡연부스 136개… 도심 ‘피울 곳’ 논쟁

금연구역 30만곳 vs 흡연부스 136개… 도심 ‘피울 곳’ 논쟁

유승혁 기자
유승혁 기자
입력 2026-02-16 15:00
수정 2026-02-16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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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부터 금연구역 전자담배도 과태료 10만원 부과
“흡연권 보장” vs “혐연권 우선”… 흡연정책 논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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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5월 서울역 흡연실에서 시민들이 담배를 피우고 있다. 뉴스1
2025년 5월 서울역 흡연실에서 시민들이 담배를 피우고 있다. 뉴스1


오는 4월 액상형 전자담배 규제 강화를 앞두고 “흡연 공간부터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금연 구역은 빠르게 늘어났지만, 공공 흡연 부스는 제한적인 수준에 머물러 있어서다. 이에 맞서 “금연 정책이 우선”이라는 반론도 적지 않다.

16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오는 4월 24일부터 금연 구역에서 액상형 전자담배를 사용할 경우 과태료 10만원이 부과된다. 올해부터 합성 니코틴이 ‘담배’로 정의되면서 전자담배 규제도 연초 잎을 사용하는 궐련 담배와 같은 수준으로 적용된다.

흡연자들 사이에서는 “단속을 강화하기 전에 최소한의 흡연 공간부터 확보해야 한다”는 요구가 나온다.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시내 공공 흡연 부스는 136개다. 이 가운데 한강공원에 설치된 37개를 제외하면 일반 도로에서 이용할 수 있는 부스는 99개뿐이다. 서초구에만 40개가 몰려 전체의 약 30%를 차지하는 등 지역 편중도 뚜렷하다. 종로·동대문·마포·동작구는 각각 1개에 그쳤고, 11개 자치구에는 공공 흡연 부스가 아예 없다.

반면 금연 구역은 빠르게 확대됐다. 2012년 7만 9000여곳이던 서울 시내 금연 구역은 올해 약 30만 곳으로 늘었다. 최준선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는 “흡연자들의 행복추구권도 일정 부분 보장할 필요가 있다”며 “금연자의 ‘혐연권’을 침해하지 않는 범위에서 흡연자와의 조화를 모색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고민해야 한다”고 밝혔다.

지자체들은 추가 설치에 신중한 분위기다. 흡연 부스 확충이 금연 정책에 역행하는 것으로 비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설치를 추진하더라도 적절한 부지를 찾기 어렵고, 흡연자를 모으는 시설이라는 인식 탓에 주민 반발이 뒤따르는 경우도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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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승권 한국금연운동협의회장은 “중독성이 강하다는 점을 알면서도 지자체가 흡연 부스를 늘리는 것은 흡연을 인정하거나 독려하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며 “흡연 부스 확대보다 비흡연자의 혐연권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설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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