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무형문화재 지정도 안됐는데…‘제주돌담 메쌓기’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 등재될까

제주도 무형문화재 지정도 안됐는데…‘제주돌담 메쌓기’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 등재될까

강동삼 기자
강동삼 기자
입력 2023-06-21 11:14
수정 2023-06-21 1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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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3월 유럽5개국과 공동등재 추진해야 훨씬 유리
제주도, 도 무형문화재 지정 우선돼야 등재추진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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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관광공사 제공
제주관광공사 제공
제주밭담은 1000년이 넘는 세월동안 제주선인들의 노력으로 한 땀 한 땀 쌓아올려진 농업유산이다. 바람 뿐 아니라 토양유실과 마소의 농경지 침입을 막아 농작물을 보호하고 농지의 경계표지 기능도 지니고 있다.

제주밭담의 길이는 약 2만 2108㎞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지구의 둘레가 대략 4만㎞이니 제주섬의 밭담은 지구 반 바퀴를 돌고도 남는 길이다. 그래서 제주섬의 밭담을 두고 ‘흑룡만리(黑龍萬里)’라 부르기도 한다. 검은색을 띠고 있는 현무암의 밭담이 끊임없이 이어지며 구불구불 흘러가는 모습이 마치 흑룡을 닮았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이같은 밭담 뿐 아니라 올레길 돌담, 중산간 목초지의 잣성과 바닷가의 불턱 등 제주의 풍경에는 언제나 ‘돌담’이 자리하고 있다.

지난 19일 제주도의회에서 열린 제주돌담 메쌓기의 가치에 관한 학술 세미나 종합토론에서 제주돌담의 메쌓기 지식과 기술을 유네스코 무형유산 등재 추진에 대한 공식 입장이 나와 주목받았다. 또한 제주 돌담 메쌓기에 대한 지역 특수성을 입증하고 제주도 무형문화재 지정을 우선 추진해야 한다는 공통된 의견이 제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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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네스코와 유산 홈페이지 캡처.
유네스코와 유산 홈페이지 캡처.
2018년 유네스코 무형유산 대표목록으로 등록된 ‘메쌓기의 지식과 기술’에 타 국가와 함께 공동등재를 추진해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 프랑스, 키프로스, 그리스, 슬로베니아, 이탈리아, 스페인, 스위스, 크로아티아 등 8개국이 2018년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으로 이미 등재를 마친 것으로 확인됐다. 2022년부터 오스트리아 등 유럽의 5개 국가가 추가 신청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메쌓기는 접착제(회반죽 등)를 사용하지 않고 오로지 돌을 이용해 서로 물리게 쌓아 석조 구조물을 만드는 기술이다. 제주지역에서는 밭담과 산담, 원담, 환해장성 등 구조물에서 메쌓기를 활용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날 주제발표에 나선 조경근 제주돌담보전회 이사장(석공)은 “바다로 둘러싸인 화산섬이라는 자연 환경은 제주만의 독특한 돌문화를 창조했다”며 “돌담 메쌓기 과정은 지역사회의 결속력을 강화했고, 고된 노동으로 유대감을 형성시켰다는 점에서 가치가 높고 전승해야 할 유산”이라고 말했다.

그는 “유네스코는 공동등재를 원한다. 왜냐하면 하나의 가치를 한나라만 공유하기 보다는 보편적인 가치로 여러나라가 공유하길 원하기 때문이다”고 강조했다. 이어 “문화재청에서도 메쌓기 등재가 너무 늦었다는 인식을 같이하고 적극 추진하길 바라고 있다”고 덧붙였다. 단독 등재 때보다 공동등재를 하게 되면 절차도 까다롭지 않아 유럽 5개국이 추가 신청할 때 같이 추진하는게 바람직하다는 설명이다. 이날 세미나에서는 전문가들이 제주도가 서둘러 무형문화재로 지정해줘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내년 3월에 등재하고 그해 10월 발표하는 일정에 맞춰 진행해야 단독 추진때보다 훨씬 등재가 유리하기 때문이다. 차일피일 미룰경우 제주의 메쌓기가 아닌 한국의 메쌓기로 등재추진할 가능성도 있다.

유철인 제주대학교 명예교수(유네스코MAB한국위원회 위원)도 ‘제주돌담 메쌓기의 유네스코 등재 방안’ 주제발표에서 “제주돌담 메쌓기의 유네스코 등재를 추진하려면, 시급한 사안은 국가 또는 제주도 무형문화재로 지정되는 것”이라며 “이후 당사국 목록에 등록해 유네스코 문화유산 신청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재필 문화재청 무형문화재과장은 “제주지역은 메쌓기 관련 다양한 전승 공동체가 존재해 지역 문화재로 지정할 때 국내에서는 좋은 사례가 될 수 있다”며 “다만 국가 지정 문화재를 고려한다면 국내 전반적인 돌문화를 통틀어 지정할 것인지 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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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9일 제주도의회에서 열린 제주돌문화 메쌓기의 가치에 관한 학술세미나가 열려 제주의 메쌓기 유네스코 무형유산 등재를 추진하자는 의견이 제시됐다. 제주도의회 제공
지난 19일 제주도의회에서 열린 제주돌문화 메쌓기의 가치에 관한 학술세미나가 열려 제주의 메쌓기 유네스코 무형유산 등재를 추진하자는 의견이 제시됐다. 제주도의회 제공
현진숙 제주도 문화재위원회 위원장은 “지역에서 유산에 대한 가치를 인정하고 무형문화재를 지정할 때 축적기술 등 그 유산의 뿌리를 중요시 한다”며 “사라지고 있는 문화들이 많은데 이가운데 메쌓기를 문화재로 등록해 보호해야만 하는 이유를 명확히 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날 도의회에서도 뜻을 같이하며 적극 추진하겠다는 의사를 표명했다. 김경학 제주도의회 의장은 “제주 돌담 메쌓기가 유네스코에 등재될 수 있도록 의회에서도 힘을 보태겠다”고 말했다. 도의회 문화관광체육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정민구 의원(삼도 1·2동)도 “현재 행정기관에 예산을 확보하고 사업을 집행할 수 있는 관련 소관 부서가 없는 점을 들여다보겠다”며 “행·재정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역할이 있다면 함께 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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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현재 제주도내 메쌓기 기술을 보유한 사람은 약 270명에 불과하고 그마저도 고령화되고 있어 기술 전승을 위해 젊은 세대들의 제주돌담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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