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 성과급·호남 반도체 공장’ 반대 명분으로 파업 못 한다

‘N% 성과급·호남 반도체 공장’ 반대 명분으로 파업 못 한다

김우진 기자
김우진 기자
입력 2026-09-03 18:02
수정 2026-09-03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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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봉법상 ‘쟁의 시행지침’ 발표

성과급 요구, 주주 권익 침해 판단
공장 신설·AI도입 등 경영상 결정
‘의무적 교섭대상서 제외’ 못박아
정리해고·구조조정 땐 의무 교섭
노동계 “노동3권 침해… 폐기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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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노동부가 ‘N% 성과급’ 요구와 기업의 공장 신설 등 경영상 결정은 의무적 교섭 대상이 아니라는 시행지침을 3일 내놓은 가운데 삼성전자 노조원들이 지난 4월 23일 경기 평택시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앞에서 영업이익 연동 성과급을 요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홍윤기 기자
고용노동부가 ‘N% 성과급’ 요구와 기업의 공장 신설 등 경영상 결정은 의무적 교섭 대상이 아니라는 시행지침을 3일 내놓은 가운데 삼성전자 노조원들이 지난 4월 23일 경기 평택시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앞에서 영업이익 연동 성과급을 요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홍윤기 기자


노동조합의 ‘영업이익 N% 성과급 요구’와 ‘호남 반도체 공장 신설 반대’는 사측과의 의무 교섭 대상, 조정·쟁의행위 대상이 될 수 없다는 정부의 지침이 나왔다. 최근 삼성전자 노조가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 신설과 관련해 교섭과 노사정 협의를 요구한 것에 사측이 응할 의무가 없다는 뜻이다.

고용노동부는 3일 노동조합법상 노동쟁의 대상 기준을 명시한 ‘경영성과급 등 노동쟁의 대상 시행지침’을 발표했다. 노란봉투법(개정 노동조합법 2·3조) 시행 후 쟁의 대상에 대한 현장 혼선이 계속되자 삼성전자의 성과급 갈등, 현대자동차의 로봇 투입 등 현안을 바탕으로 명확한 기준을 세운 것이다.

우선 “영업이익을 연동한 성과급에 대해 노사가 자율적으로 교섭할 순 있어도 국가가 교섭을 보호할 순 없다”고 선을 그었다. 노동부는 성과급 요구가 영업의 자유나 국가·주주의 권익을 제약하면 의무적 교섭 대상으로 보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봤다.

의무적 교섭 대상이 아니라는 건 국가가 해당 사안을 이유로 노조에 합법적인 파업권을 줄 수 없다는 의미다. 파업권은 노동위원회에서 조정 중지 처분을 받아야 얻을 수 있는데 노조가 N% 성과급을 교섭 의제로 꺼내면 노동조합법 2조 5호의 노동쟁의에 해당하지 않기 때문에 행정지도 처분이 내려진다. 기업이 교섭을 거부해도 부당노동행위가 아니다.

경영상 결정만으로도 파업권은 얻을 수 없다. 이 결정이 근로조건에 영향을 준다면 의무적 교섭 대상이지만 변화가 가능성에만 그치면 기업은 교섭하지 않아도 된다. 삼성전자 초기업노조가 호남 반도체 공장 신설 발표만을 두고 교섭 의제로 삼겠다고 했으나 이 역시 불가하다는 점을 명확히 한 것이다. 공장 신설 때문에 기업이 정리해고, 근무 형태 변경, 근무지 이전, 근무시간 조정 등을 계획한다는 점이 밝혀지면 그땐 노조의 요구에 따라 교섭해야 한다.

경영상 결정에는 사업 매각과 인수, AI와 자동화 설비 등 신기술 도입도 포함된다. 노조의 대처가 늦어 예견된 정리해고를 막지 못한다는 우려에 대해 권창준 노동부 차관은 “가능성만 있는 단계에선 노조가 기업에 정리해고 계획을 묻고 기업의 답변에 따라 결정하면 된다”며 “당분간 정리해고가 없다는 확약을 받을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지침은 행정기관 내부의 업무처리 기준이어서 법적 구속력은 없다. 노동부는 시행령·시행규칙 마련을 검토하기도 했지만 법에 위임 조항이 없고 현장에 즉시 적용하기 위해 시행지침으로 발표했다. 권 차관은 “노동위가 행정지도 하면 조정이나 쟁의행위를 제약하는 측면이 있고 부당노동행위 판단에 있어서도 규범력이 있다”고 말했다.

노동부는 지침에 따라 노조에 교섭 요구 내용을 변경해 합리적인 요구안을 제시하도록 권고할 방침이다. 이에 양대 노총은 “헌법이 보장한 노동3권 침해”라며 “즉각 폐기하라”고 반발했다. 민주노총은 성명을 통해 “경영성과급 요구를 교섭 대상으로 삼을지는 당사자인 노사가 결정할 문제”라며 “정부가 교섭 대상에 과도한 기준을 설정하는 것은 사용자의 교섭 회피에 면죄부를 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세줄 요약
  • 성과급·공장 신설, 의무 교섭 대상 제외
  • 경영상 결정은 근로조건 변화 때만 교섭
  • 노동계, 노동3권 침해라며 지침 폐기 요구
2026-09-04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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