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율 미달에 균열 집중…“제2의 서소문 고가 사고 막아야”[취중생]

안전율 미달에 균열 집중…“제2의 서소문 고가 사고 막아야”[취중생]

입력 2026-05-30 09:00
수정 2026-05-30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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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줄 요약
  • 안전율 미달·균열 집중, 붕괴 위험 신호 확인
  • 사고로 6명 사상, 현장 책임자 3명도 숨짐
  • 서울시, 공사장 984곳·27곳 특별 점검 발표
1994년 성수대교가 무너졌을 때 가장 먼저 현장에 도착한 기자가 있습니다. 삼풍백화점이 무너졌을 때도, 세월호 참사 때도 그랬습니다. 사회부 사건팀 기자들입니다. 시대도 세대도 바뀌었지만, 취재수첩에 묻은 꼬깃한 손때는 그대롭니다. 기사에 실리지 않은 취재수첩 뒷장을 공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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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6일 붕괴 사고가 발생한 서울 서대문구 서소문 고가차도 철거 현장의 모습. 연합뉴스
지난 26일 붕괴 사고가 발생한 서울 서대문구 서소문 고가차도 철거 현장의 모습. 연합뉴스


“여기 지금 다리가 무너졌어요. 빨리 오셔야 될 것 같아요. 사람이 깔려있어요.”

28일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실이 소방청을 통해 확보한 서울 서대문구 서소문 고가 붕괴 신고 녹취록에는 시민들의 급박한 목소리가 담겼습니다. 지난 26일 오전 9시 52분경 다리가 무너진 직후 15초 동안 5건의 신고가 들어왔습니다. 총 20건의 신고가 이날 접수됐습니다.

이날 사고로 총 6명의 사상자가 발생했습니다. 무엇보다 현장 안전책임자인 관리소장·감리단장·구조기술사가 숨진 것으로 알려지며 시민들은 더 큰 슬픔과 충격에 빠졌습니다.

서소문 고가는 1966년 개통 후 60년 가까이 사용되다 안전진단 결과 D등급을 받아 2024년 9월부터 철거 작업이 진행 중이었습니다. 사고 당시 공정률은 89%였으며, 6월 초 마무리를 앞두고 있었습니다.

시민들의 관심은 사고 원인으로 모이고 있습니다. 사고 현장에서 불과 150m 거리에 거주하는 이지현(87)씨는 “집에 있다가 큰 소리를 듣고 사고를 직감했다”며 “공사가 거의 마무리 되는 때에 왜 사고가 발생했는지 원인 규명을 철저히 해서 참사가 반복되지 않았으면 한다”고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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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서울 서대문구 서소문 고가차도 붕괴 사고현장에서 긴급 철거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연합뉴스
29일 서울 서대문구 서소문 고가차도 붕괴 사고현장에서 긴급 철거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연합뉴스


전용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한국철도공사로부터 제출받은 서소문 고가 정밀안전진단 보고서(2025년 10월)에 따르면, 사고가 발생한 부위인 G16 거더의 안전율이 기준치인 1.0에 못 미치는 약 0.93에 머물렀던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안전율이 1.0 미만이라는 것은 구조물이 허용할 수 있는 설계 하중보다 실제로 가해지는 힘이 커 무너질 위험이 있다는 의미입니다.

아울러 사고가 난 다리 상판에도 붕괴 위험 신호가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사고가 발생한 상판(S9 슬래브) 부위에서만 균열(폭 0.3mm 미만)이 7개나 발견됐습니다. 고가의 다른 부분들은 해당 폭의 균열이 없거나 많아야 1~2개에 그쳤던 것과 비교하면, 유독 이 자리에만 균열이 몰려 있었던 셈입니다.

김태용 연세대 건설환경공학과 교수는 “구조물의 특정 부재 단위 안전율이나 균열 정보만으로 붕괴 원인을 단정하기는 어렵다”면서도 “서울 시내 노후화된 구조물의 해체 공사가 본격화되는 시기인 만큼, 해체 전담 감리 기준 신설과 인프라 구조물 해체설계 의무 규정 제정과 같은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고 했습니다.

전 의원은 “이미 정밀안전진단에서 안전율 미달과 균열 집중 등 붕괴 위험이 이미 예견됐던 만큼, 철거 과정에서 안전 지침이 제대로 준수됐는지 철저히 따져봐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인재로 안타까운 목숨을 잃는 일이 없도록 서울시는 근본적인 해체 공사 안전 가이드라인을 재정립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사고 이후 붕괴된 상판 구조물을 치우기 위한 긴급 철거 작업은 빠르게 진척됐습니다. 서울시는 전날 고용노동부로부터 조건부 공사 재개 승인을 받은 뒤 이날 자정부터 밤샘 작업을 벌였습니다. 선로 보호를 위한 사전 보양 작업을 거쳐 이날 오전 4시 43분쯤 경의중앙선 선로를 가로막고 있던 사고 지점 상부 구조물과 거더 철거를 완료했습니다. 서울시는 남은 폐기물 반출과 전력 설비 공사를 마치는 대로 오는 30일 첫차부터 경의중앙선 열차 운행을 정상화할 계획입니다.

붕괴 사고로 인한 시민들의 불안감이 커지자 다른 현장에 대한 대응도 본격화되었습니다. 서울시는 오는 6월부터 2개월 동안 시내 공공·민간 건설 공사장 984곳을 대상으로 대대적인 특별 점검을 실시하겠다고 이날 발표했습니다. 아울러 서울 시내 구조물 중 안전 등급이 C등급인 고가와 교량 27개 전체에 대해서도 긴급 안전 점검을 실시할 방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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