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환헤지 비율 15%로 상향…환율 방어 ‘완충 장치’ 등판

국민연금, 환헤지 비율 15%로 상향…환율 방어 ‘완충 장치’ 등판

이현정 기자
이현정 기자
입력 2026-04-14 17:37
수정 2026-04-14 1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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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헤지 15%+α 예상
스왑 활용해 시장 충격 최소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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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이 14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열린 제3차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이 14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열린 제3차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연금이 원·달러 환율 안정을 위해 해외 투자 자산의 환헤지 비율을 높이기로 했다.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이하 기금위)는 1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회의를 열고, 현재 10%인 전략적 환헤지 비율을 15%로 5%포인트 상향하는 ‘해외투자 관련 개선방안’을 의결했다. 중동 전쟁 여파로 환율이 1500원대를 넘나들며 변동성이 커지자 외환시장의 수급 불균형을 완화하려는 조치다.

전략적 환헤지는 기금의 목표 수익률과 위험 수준을 고려해 장기적으로 유지하는 환율 위험 관리 비율이다. 이번 결정으로 국민연금은 기본 환헤지 15%에 기금운용본부가 상황에 따라 조정하는 전술적 환헤지(±5%)를 더해 외화 자산의 최대 20%까지 환율 변동 위험을 관리할 수 있게 됐다.

환헤지 비율이 높아지면 앞으로 받을 달러를 현재 가격에 미리 파는 거래가 늘어난다. 그만큼 시장에 달러 매도 물량이 확대돼 환율 상승 압력을 낮추는 효과가 기대된다. 국민연금은 한국은행 등 외환당국과의 스왑을 활용해 시장 충격을 최소화하며 외화를 조달할 계획이다.

기금위는 금융시장 지표를 반영한 ‘위기인식지수’도 도입했다. 지수가 60 이상인 ‘위기 발단’ 시에는 투자위원회가 전술적 자산배분(TAA) 조정을 검토하고, 80을 넘어서는 ‘위기 심각’ 단계에서는 기금위가 전략적 자산배분(SAA)까지 조정하는 단계별 대응 체계를 마련했다.

하지만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환헤지는 환율 하락기에는 손실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되지만 고환율 상황에서는 추가 수익 기회를 제한해 기금 수익률을 낮출 수 있다. 고환율 흐름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헤지 비율을 높이는 것이 기금 수익률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은 “국민연금은 노후 소득보장을 위한 책임준비금으로 수익성과 안정성이 최우선”이라면서도 “기금이 국민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큰 만큼 거시경제와 외환·금융시장 간 상호 영향도 함께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기금위는 이와함께 국민연금법을 개정해 외화채권 발행을 추진하고, 국민연금 운용역 성과평가에서 환율 변동 효과를 제외하는 ‘환 중립적 성과평가’ 도입도 검토하기로 했다.

원화 기준 수익률로 성과급을 지급할 경우 환율 상승만으로 보상이 늘어나는 왜곡을 막기 위한 조치다. 그동안 시장 일각에서는 ‘국민연금이 성과급을 많이 받기 위해 환율 상승(원화 약세)을 유도하는 방향으로 투자하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도 제기돼 왔다. 이른바 ‘성과급 논란’을 차단하고 자산 운용 성과를 보다 정확히 평가하겠다는 취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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