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잠식해놓고… 꽃사슴에게 책임을 묻지 마라”

“사람이 잠식해놓고… 꽃사슴에게 책임을 묻지 마라”

강동삼 기자
강동삼 기자
입력 2025-11-03 14:44
수정 2025-11-03 1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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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보호단체, 꽃사슴 유해야생동물 지정 추진에 반격
“공존 설계하는 상상력… 사회적 감수성 있는 정책 진화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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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가 최근 꽃사슴을 유해야생동물로 신규 지정을 추진하는 가운데 동물보호단체 (사)생명환경권행동 제주비건이 지정 추진 중단요구 성명서를 냈다. 독자 제공
제주도가 최근 꽃사슴을 유해야생동물로 신규 지정을 추진하는 가운데 동물보호단체 (사)생명환경권행동 제주비건이 지정 추진 중단요구 성명서를 냈다. 독자 제공


제주도가 최근 꽃사슴을 유해야생동물로 신규 지정을 추진하는 가운데 동물보호단체가 지정 추진 중단을 요구하고 나섰다.

(사)생명환경권행동 제주비건은 3일 성명서를 통해 “중산간에 서식 중인 200여 꽃사슴 ‘유해야생동물 지정 추진’을 즉각 중단하라”며 “공존을 설계하는 상상력을 발휘할 것”을 촉구했다.

앞서 도는 꽃사슴을 유해야생동물로 신규 지정하고, 집비둘기 등에게 먹이를 주는 행위를 금지하는 내용의 ‘제주특별자치도 야생생물 보호 및 관리 조례 일부개정조례안’을 연내 도의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이번 조례 개정은 ‘야생생물 보호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제23조의3 제2항에 따른 유해야생동물 먹이주기 행위 금지에 관한 위임사항과 국가가 새로 유해야생동물로 지정하는 꽃사슴을 반영하기 위한 것이다.

이와 관련 이 단체는 “농작물 피해와 주민 불편을 이유로 삼고 있지만, 이 조치는 결국 인간 중심의 사고가 얼마나 깊이 구조화되어 있는지를 다시 확인시켜 준다”며 “동물은 또 한 번 ‘문제를 일으키는 존재’로 낙인찍으며 그 결과는 포획과 개체수 조절 살처분으로 귀결시키게 된다”고 지적했다.

제주도의 꽃사슴들은 90년대 한라산에 방사된 13마리를 시작으로 사육과 관상용 등 산업적으로 이용되었던 사슴을 중산간에 유기시키고 탈출하는 등의 이유로 야생화되어 중산간 일대에 정착된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즉, 이미 수십 년 전 인위적 도입의 결과로 제주도 꽃사슴의 존재는 자연적 침입이 아니라 인간이 만든 결과이며 인간이 들여오고, 인간이 이용하고, 방치한 결과를 동물에게 책임을 묻고 있다는 주장이다.

이 단체는 “피해라고 부르는 요소들을 자세히 보면 생태적 원인보다 인간 개발, 관광, 도로 증가로 인한 서식지 축소가 근본 원인”이라며 “꽃사슴이 농경지에 내려오는 이유는 꽃사슴이 잘못해서가 아니라 사람이 먼저 그들의 공간을 잠식했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특히 “제주도의 꽃사슴은 생태계 전반에 치명적 훼손을 끼친다는 연구는 아직 제한적이며 개체수 증가 속도, 서식지 영향 등에 대한 충분한 정량적 데이터가 확보된 상태가 아니다”며 “그런데도 그 책임을 ‘동물을 유해종으로 규정하는 것’으로 해결한다면 이는 구조적 원인을 외면한 채 사회제도의 약자인 꽃사슴에 책임을 전가하는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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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지금 필요한 것은 동물을 관리할 기술이 아니라, 그들과 함께 살아가기 위한 사회적 감수성”이라며 “정책도 이제 그 방향으로 진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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