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아 생일 축하해’…창문부터 지붕까지 버스 통째로 감싸는 위험한 덕질

‘00아 생일 축하해’…창문부터 지붕까지 버스 통째로 감싸는 위험한 덕질

박효준 기자
입력 2025-07-16 17:20
수정 2025-07-16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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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외광고물법상 버스 창문 랩핑은 불법
“벌금까지 감수할 만큼 효과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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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서울 영등포구에서 애니메이션 ‘귀멸의 칼날’의 주인공인 ‘탄지로’의 생일을 축하하는 랩핑버스가 도로 위를 달리고 있다. 창문까지 랩핑됐다. 박효준 기자
13일 서울 영등포구에서 애니메이션 ‘귀멸의 칼날’의 주인공인 ‘탄지로’의 생일을 축하하는 랩핑버스가 도로 위를 달리고 있다. 창문까지 랩핑됐다. 박효준 기자


‘내 최애(가장 사랑하는) 아이돌 00아 생일 축하해.’ 지난 15일 서울 용산구의 한 대로변. 세계적인 유명세를 얻고 있는 한 보이그룹 멤버의 사진으로 ‘도배’된 버스가 주차돼 있었다. 길이 12m, 높이 3.4m의 버스는 앞유리를 제외한 차량 전체가 마치 랩으로 감싸듯이 사진과 축하 문구로 뒤덮여 있었다. 버스 내부는 전혀 보이지 않았고, 옆창문 시야가 막혀 운전할 때 바깥이 제대로 보일까 우려될 정도였다.

45인승 대형 버스에 좋아하는 연예인과 선수 등의 사진과 응원 문구를 새겨넣는 이른바 ‘랩핑 버스’가 팬덤 문화로 떠오르면서 도로 위 골치거리가 되고 있다. 대부분 랩핑 버스는 옥외광고물법 위반 대상이라서다. 지난해 5월 옥외광고물법 시행령이 개정되면서 버스에 랩핑이 가능해졌지만, 앞유리·뒷유리·창문은 시야 확보 등을 이유로 비워둬야 한다.

하지만 실제로 서울시내 일대를 돌아다니는 대부분 랩핑 버스는 창문까지 뒤덮여 있다. 지난 14일 서울 영등포구에는 한 남성 아이돌 그룹 멤버 생일을 축하하는 랩핑 버스가 운행 중이었는데, 창문에 단 10㎝의 틈도 없을 정도였다. 한 지방자치단체 관계자는 “랩핑 버스 관련 민원이 최근 많이 들어오지만, 차량 등록지인 지자체에 단속 권한이 있다”며 “도로 위에 돌아다니는 버스를 멈춰세워서 단속할 수는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팬들도 창문까지 뒤덮는 이런 랩핑 버스가 불법이라는 사실을 안다. 한 트로트 가수의 랩핑 버스를 기획한 이모(65)씨는 “좋아하는 연예인을 알리는 효과를 생각해 벌금을 감당하려고 한다”고 했다. 옥외광고물법을 위반하면 관할 지자체가 버스를 소유한 개인이나 회사에 1~2차례 정도 시정을 요구하고, 이후에도 시정이 안되면 500만원 이하의 이행강제금을 부과할 수 있다.

랩핑 버스는 주로 승객을 태우지 않고 움직이는 광고판처럼 돌아다닌다. 고한준 국민대 광고정보학과 교수는 “다른 운전자나 보행자의 시선을 강하게 끄는게 목적이라 사고 위험을 높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게다가 광고효과를 높이기 위해 유동인구가 많은 대로변이나 교차로, 안전지대 등에 장시간 불법 주정차를 하는 사례도 빈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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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 위험성이 크지만 단속은 어려운 만큼 랩핑 버스에 대한 계도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고준호 한양대 도시대학원 교수는 “랩핑 버스를 실제로 운행할 때 운전자 시야 방해 등이 있는지 점검해야 한다”며 “광고업체와 랩핑 버스를 요청한 이들을 상대로 위험성을 알리는 것도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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