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강북 어린이병원 장기 표류... 커지는 우려 속 “공공성 외면 안 돼”

[단독] 강북 어린이병원 장기 표류... 커지는 우려 속 “공공성 외면 안 돼”

강신 기자
입력 2024-11-18 16:16
수정 2024-11-18 1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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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간 적자 83억원·낮은 사업성 발목
소아과 의사 수급난·저출산 등 암초
일각 백지화 우려에 市 “백지화 없다”
강북구 외에도 광진·동대문 건립 후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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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립 어린이전문병원 건립’이 장기 표류하고 있다. 당초 강북구 들어설 예정이었는데, 낮은 접근성과 경제성을 이유로 서울시가 재검토를 진행하면서 수년째 사업이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 전면 백지화 가능성도 거론된다. 이에 전문가들은 시가 어린이전문병원의 공공성을 외면해선 안 된다고 지적하고 있다.

18일 서울시에 따르면 시는 동북권 시립 어린이전문병원 건립 지역을 확정하지 못하고 있다.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은 2020년 6월 강북구 번동 북부수도사업소 부지에 병상 250여개를 갖춘 시립 어린이전문병원을 짓는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그해 8월 시는 사업성이 낮고, 시민들의 접근성이 떨어진다며 투자 심사를 보류하고 부지 재선정 작업에 들어갔다. 시 관계자는 “당초 계획한 부지의 교통 환경이 좋지 않아 불가피하게 재선정 작업을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부지 재선정 작업이 시작되자 지난해 11월 광진·노원·동대문구가 새로 유치 신청서를 냈고, 강북구도 재도전에 나섰다. 하지만 1년 가까이 사업지 선정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노원구는 유치를 포기했다.

사업이 진척되지 않는 이유는 사업성이 너무 낮아서다. 시에 따르면 어린이전문병원의 비용편익(BC)은 0.26으로 기준인 1에 한참 못 미친다. 2022년 서울시 조사 결과 어린이전문병원의 적자 규모는 연간 83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건립비용 2400억원은 별도다.

시 관계자는 “소아청소년과 전문의 인력 수급난도 문제”라면서 “기존 병원조차 소아청소년과 전문의 부족으로 발을 동동 구르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저출산으로 인한 어린이 수 감소도 병원 건립의 발목을 잡고 있다.

어린이전문병원 건립 자체가 백지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더불어민주당 천준호 의원은 “백지화 가능성 정보를 입수해 확인 중이다. 원안대로 강북구에 들어와야 한다”고 촉구했다. 서울의 A구청장도 “적자 가능성 등 여러 복잡한 문제 때문에 전면 백지화도 고민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도 “어린이전문병원을 경제 논리로 접근해서는 안 된다.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시는 그러나 건립 백지화는 아니라고 설명했다. 시 관계자는 “의정 갈등으로 지연되고 있지만, 동북권에 시립 어린이전문병원은 반드시 만들 것이다. 내년 상반기 중 부지를 결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만 어린이전문병원 건립 지역이 강북구가 아닌 동대문이나 광진구가 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시 관계자는 “접근성이나 BC값 등을 고려했을 때 강북구가 가장 불리한 것은 사실”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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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명 내가만드는복지국가 공동대표는 “민간이 경제적 이유로 어린이전문병원을 외면하는 상황에서 정부와 지자체까지 돈만 따지면 소아청소년과와 같은 필수 의료 공백 문제는 더욱 심각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강북구 관계자는 “시립 어린이전문병원은 서울시가 강북구민에게 한 약속이다. 원안대로 추진될 수 있도록 다양한 경로를 통해 시에 목소리를 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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