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인사권 없는 ‘특수본’… 비상설 기구론 마약 못 막는다

예산·인사권 없는 ‘특수본’… 비상설 기구론 마약 못 막는다

강윤혁 기자
입력 2023-04-12 00:15
수정 2023-04-12 0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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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은 체감 못 한 ‘마약과의 전쟁’

오·남용 예방, 중독자 치료·재활 등
통합 관리할 ‘마약청’ 신설도 거론
“축소된 檢 수사 복원부터” 의견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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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최근 서울 강남 학원가 ‘마약음료’ 사건을 계기로 총 840명 규모의 ‘마약범죄 특별수사본부’를 운영하겠다고 밝혔지만 비상설 기구로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각에선 마약범죄 수사와 오·남용 예방, 중독자 치료·재활을 통합 관리할 수 있는 마약청 신설의 필요성이 거론되고 있다.

정부는 지난 10일 검·경·관세청 마약 수사 전담 인력 840명으로 구성된 특수본 운영 계획을 내놨다. 마약 범죄가 일상 영역까지 침투하자 검찰과 경찰, 법무부, 관세청, 교육부, 서울시 등 유관기관이 긴밀히 협조해 여기에 총력 대응을 하겠다는 취지다.

하지만 법조계에서는 정부가 지난해부터 이미 ‘마약과의 전쟁’을 선포하고 지속적으로 엄벌주의 기조를 강화해 왔지만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구체적 성과를 내놓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는 지난해 8월에는 전국 권역별 수사협의체를 구축하고 마약 밀수·판매·투약 각 단계에서 유관기관과 긴밀히 협력해 단계별 엄정 대응 방침을 밝혔다. 특히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지난해 10월 직접 마약 범죄 엄정 대응을 지시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이번에 대규모로 구성한 특수본을 통해 집중 단속이 이뤄지면 단기적 성과가 나올 것이라고 평가한다. 하지만 특수본이 별도 예산과 인사 권한, 운영 기간이 없는 비상설 기구로 구성돼 장기적인 실효성을 갖출 수 있을지에 대해선 의문이 제기된다.

이 때문에 장기적으로 마약범죄 대응의 구심적 역할을 할 마약청 신설이 대안 중 하나로 거론되고 있다. 전담 부처를 만들어 수사 효율을 높이는 것은 물론, 마약 범죄 예방과 중독자 관리 등을 지속해야 한다는 것이다.

승재현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특수본이 우선시돼야 하지만 마약청은 장기적으로 반드시 만들어야 한다”며 “마약 수입 경로 차단, 공급자 진압, 투약자 회복, 마약 범죄 수익 환수 등을 동시에 컨트롤할 수 있는 기관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반론도 만만찮다. 별도 기관 신설이 반드시 실효적 성과를 보장할 수 없는 만큼 기존에 있는 수사·행정 역량을 강화하는 방안이 우선돼야 한다는 것이다. 검찰 관계자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를 보면 알 수 있지만 어느 한 기관이 생긴다고 갑자기 나아지는 것은 없다”며 “미국도 마약단속국(DEA)뿐 아니라 복수의 기관이 집중적으로 마약 수사를 하고 있지만 적기에 마약 확산을 막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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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4-12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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