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학원가 ‘마약음료’ 사건 배후는 보이스피싱 조직?…중국 공조수사 불가피

강남 학원가 ‘마약음료’ 사건 배후는 보이스피싱 조직?…중국 공조수사 불가피

김주연 기자
김주연 기자
입력 2023-04-09 17:29
수정 2023-04-09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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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거리 음료 금지 안내문 붙은 대치동 학원가
길거리 음료 금지 안내문 붙은 대치동 학원가 9일 서울 강남구 대치동의 한 대형학원에 “학원 주변에서 미확인된 음료나 간식을 주는 경우 받거나 마시지 말라”는 내용의 안내문이 붙어 있다.
연합뉴스


서울 강남구 대치동 학원가에서 발생한 ‘마약음료 사건’에 연루된 6명이 경찰에 검거되거나 자수한 가운데, 중국에 근거지를 둔 보이스피싱(전화금융사기) 조직이 가담한 정황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중국에서 범행을 지휘한 총책의 신원을 특정한 경찰은 나머지 범행 구조를 파악하고 국제 공조를 통해 검거에 총력을 기울인다는 방침이다.

9일 경찰 등에 따르면 서울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는 마약음료를 제조하고 전달한 혐의를 받는 길모씨와 전화번호 조작에 가담한 김모씨를 상대로 범행을 지시한 윗선을 집중 추궁하고 있다. 경찰은 중국에 사는 한국 국적 A씨가 길씨에게 필로폰과 우유를 섞어 마약음료를 제조하도록 지시한 정황을 파악하고 중국에서 공수된 빈 병의 배송경로를 역추적하고 있다.

경찰은 필로폰 판매책과 이번 범행을 꾸민 조직의 연관성도 조사 중이다. 길씨는 지정된 장소에 마약을 두는 이른바 ‘던지기’ 수법으로 필로폰을 구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길씨는 마약음료 100병을 고속버스나 퀵서비스를 통해 서울에 있는 아르바이트생 4명에게 보낸 혐의(마약류관리법 위반)로 강원 원주에서 체포됐다.

학부모들에게 걸려온 협박 전화 발신지가 중국인 이번 사건은 보이스피싱과 퐁당 마약을 결합한 신종 범죄로 추정된다. 경찰은 중국 인터넷전화 번호를 국내 휴대전화 번호로 변조한 혐의(전기통신사업법 위반)로 인천에서 체포된 김모씨가 A씨로부터 지시받았는지도 살펴볼 방침이다. 길씨와 김씨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은 10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이민수 영장전담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다.

경찰은 구인·구직 사이트에서 아르바이트생을 모집하고 지시한 이들도 추적하고 있다. 지난 3일 서울 강남구 강남구청역과 대치역 인근에서 마약음료 10여병을 학생들에게 나눠주고 부모 전화번호를 받은 아르바이트생 4명은 지난 5~6일 경찰에 체포되거나 검거됐다. 이들은 “인터넷에서 아르바이트 모집 광고를 보고 지원했다”고 진술하고 있다. 현재까지 파악된 피해자는 학부모 1명을 포함해 총 8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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