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늦게 만든 ‘코로나 방역인권보호팀’, 전담직원은 0명…‘보여주기 행정’ 눈총

뒤늦게 만든 ‘코로나 방역인권보호팀’, 전담직원은 0명…‘보여주기 행정’ 눈총

이현정 기자
이현정 기자
입력 2021-09-07 16:39
수정 2021-09-07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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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침해·차별 소지에… 외국인 노동자 코로나 검사 권고
인권침해·차별 소지에… 외국인 노동자 코로나 검사 권고 경기 안산시 단원구 외국인주민지원본부 옆 임시선별검사소에서 외국인 노동자들과 시민들이 코로나19 검사를 위해 줄을 서 있다.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코로나19 검사 의무화 행정명령’에 인권침해·차별 등의 소지가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자 서울시와 경기도 등은 ‘검사 권고’로 한발 물러섰다.
뉴스1
정부가 코로나19 사태 발발 1년 반이 지나서야 뒤늦게 ‘방역인권보호팀’을 신설했지만 인권을 보호할 실질적 권한과 인력을 두지 않아 ‘보여주기식 행정’이란 비판이 나온다.

7일 보건복지부 등에 따르면 방역인권보호팀은 코로나19 방역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각종 인권문제에 대응하는 팀으로 지난 6월 코로나19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에 설치됐다. 팀장은 복지부 양성평등정책담당관이 겸직하고 있고, 팀원 2명도 다른 과 업무를 겸하고 있다. 전담 직원은 한 명도 없는 셈이다. 지난달까지는 겸직 팀원조차 1명에 불과했다.

책임지고 일할 사람이 사실상 팀장뿐이다보니 팀을 만든지 3개월이 돼가도록 코로나19 재난 상황에서 인권보호를 위해 무엇을 해야 할지 방향성조차 잡지 못하는 실정이다.

지난해에도 국가인권위원회에 과장 1명, 팀원 2명으로 구성된 코로나19 인권 관련 태스크포스(TF)가 만들어졌으나 3개월 만에 해체됐다. 접촉자의 과도한 동선 공개 등으로 인권침해 문제가 제기되자 부랴부랴 팀을 만들었다가 슬그머니 사라진 케이스다.

공익인권법재단 공감의 황필규 변호사는 “인권단체들이 청와대 기모란 방역기획관을 만나 코로나19 상황에서 인권문제를 살필 조직을 만들어야 한다고 제안했고, 이 면담을 계기로 갑자기 만들어진 조직이 중수본의 방역인권보호팀”이라고 말했다. 그는 “방역인권보호팀이 생기자 청와대에서 이제 인권문제는 방역인권보호팀과 얘기하라고 하더라”면서 “그러나 이 팀은 중수본 사무실에 책상조차 없다. 팀 성원들의 열정과는 무관하게, 어떻게 일하게 해야할지 전혀 고민하지 않은 무책임의 극치”라고 비판했다.

코로나19 방역의 긴급성에 가려 주목받지 못했을 뿐 인권문제는 끊임없이 발생해왔다. 서울시·경기도 등은 외국인 노동자를 대상으로 코로나19 검사를 의무화해 근거 없는 혐오를 키웠고 지난해 5월 이태원에서 시작된 집단감염은 성소수자에 대한 심각한 혐오와 낙인을 불러왔다. 몇몇 환자의 경우 동선 공개로 사생활 침해를 겪고 인터넷에서 조롱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결국 감염 자체보다 혐오와 낙인이 두려워 숨는 결과를 불러왔다. 아동복지시설 아동들은 과도한 방역 지침 때문에 1년여간 사실상 감옥생활을 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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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역 정책에 인권침해 요소는 없는지 사전 점검하는 ‘인권영향평가’를 도입하자는 목소리가 높지만, 국내 코로나19 발생 1년 5개월만에 만들어진 조직은 이를 검토할 인력도, 권한도 없다. 유정미 방역인권보호팀장은 “인권영향평가 등을 검토하려면 중수본보다는 주무부처인 질병관리청에 해당하는 인력이 세팅돼야 한다”며 “지속적으로 요청하고 있지만 지금 상황에선 쉽지 않다”고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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