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치맥’에 과태료 10만원?… 풍선효과로 술집 북적댈 수도

‘한강 치맥’에 과태료 10만원?… 풍선효과로 술집 북적댈 수도

김동현 기자
입력 2021-05-13 22:30
수정 2021-05-14 0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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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공원 사고’ 여파 금주구역 지정한다는데…

서울시 금주 조례 검토에 의견 분분
“사고 방지 시스템 없이 자유만 제약
행정 편의주의적인 발상” 비판 나와
일부는 “쾌적해질 것” 찬성하기도

서울시가 시민 안전과 코로나19 확산 방지 등을 명분으로 한강공원을 금주구역으로 지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알려지자, 일각에서 금주구역 지정의 실효성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고 나섰다. 심지어 시민들이 식당·술집으로 몰려가게 해 상황을 악화시킬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또 사고 방지를 위해 ‘안전 시스템 보강’보다 시민들의 자유를 제약해 문제를 해결하려는 ‘행정 편의주의적’이고 ‘비민주적’ 정책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13일 서울시는 다음달 30일 시행되는 국민건강증진법 개정안에 맞춰 한강공원 등을 금주구역으로 지정하는 조례를 검토하고 있다. 국민건강증진법 개정안은 지자체가 금주구역을 지정하고, 이를 위반하면 1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이에 따라 서울시가 금주금역을 지정하고, 위반하면 과태료 처분을 할 수 있게 됐다.

앞서 서울시는 2017년 5월 ‘건전한 음주문화 조성에 관한 조례’를 공포하고, 이를 근거로 시 직영 공원 22곳을 ‘음주청정지역’으로 지정했다. 2018년 4월부터 음주 자체는 금지하지 않지만, 음주 후 소란이나 노상방뇨, 쓰레기 투기 등에 대해서는 과태료를 물리고 있지만 음주 자체를 금지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서울시의 한강공원 금주구역 추진에는 지난달 반포 한강공원에서 술을 마신 뒤 숨진 채 발견된 손정민씨 사건도 영향을 미쳤다. 서울시 관계자는 “시민 안전과 코로나19 방역, 음주로 인한 피해 등 복합적 이유로 음주금지 구역 지정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코로나19 방역과 한강의 금주구역 지정은 상관관계가 적다고 지적한다. 김우주 고려대의대 감염내과 교수는 “코로나19를 1년 넘게 겪으면서 전체적으로 방역단계를 올리지 않고, 어느 한 곳만 막으면 풍선효과가 발생하는 것을 경험했다”면서 “또 한강에서 맥주를 마시면 코로나19에 걸리고, 콜라를 마시면 안 걸리느냐”고 지적했다. 시민 안전을 위해 금주구역으로 지정한다는 것도 ‘행정 편의주의적 발상’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박정원 안동대 행정학과 교수는 “미국을 예로 드는데 문화적 인식과 총기 소지, 치안 등 환경이 많이 다르다”면서 “사회적 합의와 토론으로 결정할 문제를 일방적으로 추진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시민 일부는 금주구역 지정에 찬성하기도 했다. 서울 마포의 안모(55)씨는 “어린아이 등 가족 나들이객이 많은 한강공원 곳곳에서 술 마시는 모습이 그다지 좋아 보이지 않는다”면서 “더 깨끗하고 쾌적한 공원이 될 수 있도록 금주구역으로 지정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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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현·장진복 기자 moses@seoul.co.kr
2021-05-14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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