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률 아닌 대통령령으로 정한 ‘전기요금 누진제’…헌재 “합헌”

법률 아닌 대통령령으로 정한 ‘전기요금 누진제’…헌재 “합헌”

이혜리 기자
입력 2021-05-05 15:18
수정 2021-05-05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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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재판소. 2021.2.4  박윤슬 기자 seul@seoul.co.kr
헌법재판소. 2021.2.4
박윤슬 기자 seul@seoul.co.kr
전기요금 산정 기준이나 요금 체계를 법률이 아닌 시행령 등 하위 법령에서 정하는 것이 헌법에 어긋나지 않는다는 헌법재판소 판단이 나왔다.

5일 헌재는 시행령으로 전기요금과 공급조건 등의 약관을 작성하도록 한 전기사업법 조항에 대한 위헌법률심판 사건에서 재판관 7대2의 의견으로 합헌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앞서 A씨는 2016년 한국전력공사가 전기요금 12만 8565원 부과하자 누진 요금에 관한 부분이 계약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소송을 제기했다. 또 전기사업법 제16조 1항이 ‘의회유보원칙’에 위배 된다며 법원에 위헌법률심판 제청을 신청했고 법원이 이를 받아들여 헌재 판단으로 이어졌다.

전기사업법 16조 1항은 ‘전기판매사업자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전기요금과 그 밖의 공급조건에 관한 약관을 작성해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의 인가를 받아야 한다’고 규정한다. ‘의회유보원칙’은 중대한 사안은 행정부가 임의로 판단하지 말고 의회에 맡겨 법률로 정해야 한다는 헌법상 원칙 의미한다.

그러나 헌재는 “전기요금의 세부적인 기준을 정하는 것은 전문적이고 정책적인 판단이 필요한 것은 물론 기술의 발전이나 환경의 변화에 즉각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는 사항”이라면서 “이런 점을 고려하면 전기요금 결정 내용을 반드시 입법자 스스로 규율해야 하는 부분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또 전기요금은 전기를 사용한 사람에게 부과되는 것일 뿐 세금을 낼 능력이 있는 모든 국민들에게 강제로 부과되는 건 아니라고 봤다. 법원은 전기요금은 세금과 유사하므로 누진요금 등의 규정을 국민의 대표자인 국회가 정해야 하는 것으로 봤지만 헌재는 다르게 판단한 것이다.

다만 이선애 재판관은 “전기는 국민이 기본적 생활을 영위하기 위해 필수적인 재화이자 공공재다. 입법자로서는 전기공급약관의 핵심적인 사항을 직접 규정해야 한다”며 반대 의견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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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혜리 기자 hyerily@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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