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피소 유출’ 여성단체 “책임 통감…피해자에 사과”

‘박원순 피소 유출’ 여성단체 “책임 통감…피해자에 사과”

신진호 기자
신진호 기자
입력 2020-12-31 09:38
수정 2020-12-31 0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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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여성단체연합 입장문
한국여성단체연합 입장문
한국여성단체연합, 사과 입장문 발표
“상임대표 직무배제…절차 진행 중”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추행 피해자의 대응 움직임을 고소 접수 전 유출한 것으로 드러난 여성단체가 공식 사과를 발표했다.

한국여성단체연합은 30일 입장문을 내고 “검찰의 수사 결과에 언급된 여성단체 대표는 한국여성단체연합 상임대표”라고 밝혔다.

같은 날 서울북부지검은 ‘박 전 시장 성추행 피소 사실 유출 의혹’ 수사 결과를 발표했다. 검찰 수사 결과에 따르면 성추행 고소 접수 하루 전인 7월 7일 피해자 측 변호인이 한 여성단체 대표 A씨에게 피해자 지원을 요청했다.

한국여성단체연합→국회의원→서울시 젠더특보
임순영 서울시 젠더특보
임순영 서울시 젠더특보 서울시 제공
A씨는 그 동안 비슷한 사안에서 공동 대응을 했던 한국여성단체연합 대표 B씨와 논의를 했고, B씨도 자신이 속한 단체 관계자 C씨와 통화를 했다.

C씨가 친분이 있던 국회의원에게 이 사실을 알렸고, 이 국회의원이 임순영 서울시장 젠더특보에게 “박 전 시장과 관련해 불미스러운 얘기가 도는 것 같은데 무슨 일이 있냐”는 취지로 통화하면서 피해자의 고소 움직임이 박 전 시장 측에 전달된 것이다.

정리해 보면 피해자 측 변호인이 여성단체에 지원을 요청했고, 이 여성단체가 공동 대응을 논의한 다른 단체 관계자가 국회의원에게 이를 전하면서 고소가 접수되기도 전에 관련 사실이 박 전 시장 측에 전달된 것이었다.

한국여성단체연합은 “피해자와의 충분한 신뢰 관계 속에서 함께 사건을 해석하고 대응 활동을 펼쳐야 하는 단체로서의 책무를 다하지 못한 점에 대해 책임을 통감한다”고 밝혔다.

검찰 수사 결과 발표 때까지 스스로 안 밝혀이어 “진실 규명을 위해 분투하신 피해자와 공동행동단체에 진심으로 사과를 드린다”며 사과했다.

그 동안 청와대와 경찰, 그리고 피해자 측이 고소 전 면담했던 서울중앙지검이 유출 의혹을 받고 검찰 수사가 진행돼 발표가 나오기 전까지 이를 스스로 밝히지 않은 점에 대해서도 “피해자와 지원단체에 대한 2차 가해, 사건 본질의 왜곡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해당 내용이 일으킬 수 있는 사회적 파장, 사건에 대한 영향 등을 고려하여 바로 사실을 밝히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이 일을 확인하고 상임대표를 직무 배제했으며, 그 동안 반(反)성폭력운동의 원칙과 책무에 대해 다시 고민했고, 책임을 다하기 위한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검찰 발표에 당황하셨을 여성연합을 응원해주셨던 모든 분들에게도 사과의 말씀을 전한다”고 밝혔다.

피해자 측 ‘공동행동’ “결성 때부터 해당 단체 배제”
고 박원순 서울시장을 성추행 등 혐의로 고소한 피해자를 대리하는 김재련 변호사가 13일 오후 서울 은평구 한국여성의전화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미경 한국성폭력상담소 소장, 고미경 한국여성의전화 상임대표, 김 변호사. 연합뉴스
고 박원순 서울시장을 성추행 등 혐의로 고소한 피해자를 대리하는 김재련 변호사가 13일 오후 서울 은평구 한국여성의전화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미경 한국성폭력상담소 소장, 고미경 한국여성의전화 상임대표, 김 변호사. 연합뉴스
다만 실제 행동에 나섰던 ‘서울시장 위력 성폭력 사건 공동행동’(이하 공동행동)은 “유출 과정에 연루되거나 관련 인사들과 접촉한 적이 없음을 명확하게 밝힌다”면서 한국여성단체연합 측과 선을 그었다.

이들은 ‘서울북부지검 발표에 대한 공동행동 입장문’을 내고 “현재 공동행동에서 활동하고 있는 단체들은 피해지원 요청과 지원 내용에 대해 외부에 전달한 바가 없다”고 밝혔다. “(임순영) 서울시 젠더특보에게 ‘무슨 일이냐’ ‘상담하는 것인지, 기자회견 하는 것인지, (고소 등) 법적 조치하는 것인지 알려주면 안 되겠느냐’는 질문을 받았으나 함구했다”고도 전했다.

검찰 수사 결과에서도 김재련 변호사로부터 처음 피해자 지원 요청을 받았던 단체의 대표는 임순영 특보의 여러 차례 질문에도 관련 사실을 알려주지 않았다. 또 “나는 관련인이기 때문에 아무 말도 해서는 안 된다”고 메시지를 보내 단호하게 선을 그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공동행동 측은 한국여성단체연합 상임대표가 친분이 있는 국회의원에게 ‘(피해자 법률대리인) 김재련 변호사가 이미경 한국성폭력상담소장에게 지원 요청한 사실’을 전달했을 가능성을 확인하고, 즉시 해당 단체를 배제한 뒤 이후로는 어떤 관련된 연락도 주고받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공동행동 결성 시기부터 한국여성단체연합을 배제했으며 해당 사건에 대한 소명 및 징계 등을 요청했다고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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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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