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도가니’ 중증 장애인 학대한 인강원 교사들 모두 유죄

‘제2의 도가니’ 중증 장애인 학대한 인강원 교사들 모두 유죄

곽혜진 기자
입력 2020-11-04 15:38
수정 2020-11-04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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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증 지적장애인들을 폭행하고 학대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서울 도봉구 장애인 거주 시설 ‘인강원’의 생활지도 교사들이 유죄를 선고받았다.

서울북부지법 형사3단독 홍주현 판사는 4일 장애인복지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생활지도 교사 김모(32)씨와 조모(46)씨에게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과 사회봉사 80시간, 박모(39)씨와 곽모(36)씨에게는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각각 선고했다.

김씨는 2018년 지적장애 1급 A(35)씨의 몸 위에 올라타 손바닥과 주먹으로 얼굴을 때리는 등 폭행을 했다. 박씨는 2017년 지적장애 1급 B(22)씨의 몸을 발로 밟은 혐의를 받는다. 곽씨는 2018년 지적장애 2급 C(30)씨가 자신의 안경을 건드렸다는 이유로 뺨을 때렸다.

신체적 폭행뿐만 아니라 정서적인 학대도 자행됐다. 조씨는 2018년 지적장애 1급 D(26)씨가 과잉행동을 하자 “어으 동물들”이라고 말하며 인격을 모독했다. 또 자신에게 도전하는 듯한 행동을 했다는 이유로 배를 발로 차 넘어뜨리기도 했다.

재판에 넘겨진 교사 4명은 모두 혐의를 부인했다. 일부 교사는 제기된 폭행이 사실이라 해도 지적 장애인을 지도하는 과정에서 흔히 발생하는 신체접촉으로 사회 상규에 부합하는 행위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중증 장애가 있는 피해자들이 자신들이 입은 피해 사실을 스스로 진술할 수 없는 상황에서 증인 J씨를 비롯한 시설 관계자들이 나서서 피해 사례를 일관되고 구체적으로 증언한 데다 발생 시기를 특정한 점에 주목했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은 중증 장애인 거주 시설 생활 지도교사로서 피해자들을 보호하고 감독할 의무가 있음에도 (오히려) 학대를 했다”며 “(사회로부터) 비난(받을)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다만 교사들이 대체로 형사처벌 전력이 없고, 현재는 근무를 그만뒀거나 건강 상태가 좋지 못한 점 등을 고려해 집행유예를 선고했다고 설명했다.

사건은 인강원에 근무하던 J씨가 교사들의 인권침해 참상을 담은 내부 투서를 올리고, 상급자와 면담하는 과정에서 드러났다. 서울시 장애인인권센터(현 장애인권익옹호기관)는 2018년 실태 조사에 착수했고 그해 11월 도봉경찰서에 관련자들을 고발했다.

인강원은 2014년 원장을 비롯한 교사들이 억대에 이르는 시설 운영비를 횡령하면서 중증 장애인에게 가혹행위를 한 사실이 드러나 ‘제2의 도가니’로 불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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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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