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비원 폭행 가해자 ‘왜 괴롭혔냐’고 묻자 전화 끊어”

“경비원 폭행 가해자 ‘왜 괴롭혔냐’고 묻자 전화 끊어”

김채현 기자
김채현 기자
입력 2020-05-13 09:58
수정 2020-05-13 0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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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서울 성북구의 한 아파트 경비실 앞에서 입주민이  ‘주민 갑질’을 견디지 못하고 전날 극단적 선택을 한 경비원 A를 추모하며 분향을 하고 있다. 2020.5.11 박지환기자 popocar@seoul.co.kr
11일 서울 성북구의 한 아파트 경비실 앞에서 입주민이 ‘주민 갑질’을 견디지 못하고 전날 극단적 선택을 한 경비원 A를 추모하며 분향을 하고 있다. 2020.5.11 박지환기자 popocar@seoul.co.kr
서울 강북구의 아파트 경비원이 지난 10일 주민의 갑질에 극단적 선택을 한 사건과 관련해 유족이 “폭행 가해자가 뒤늦게 전화했다”고 밝혔다.

숨진 경비노동자의 친형이라고 밝힌 최씨는 지난 12일 오후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와의 통화에서 “폭행 가해자가 뒤늦게 전화해 ‘죄송하게 됐다’고 한 뒤 전화를 끊었다”고 말했다.

경비노동자의 친형 최 씨는 사건의 경위와 심경 등을 밝히며 “동생이 평소엔 경비 업무가 좋고 재밌다며 잘하다가, 지난달 23일에 갑자기 아파트 이중주차 문제로 한 차를 밀었다가 차주 A씨가 왜 내 차를 건드리냐며 시비를 붙이며 폭행하는 일이 있었다”고 말했다.

최 씨는 “그 후로도 지속적인 괴롭힘과 폭언을 당했고, 이후부터 동생이 퇴근하고 우리 집에 와서 울면서 힘들다고 얘기했다”고 밝혔다.

또 최 씨는 “처음 맞고 난 후에도 새벽 2시경 내게 전화가 와서 ‘형 나 맞고는 못살겠다’며 극단적 선택을 암시하는 말을 한 바 있다. 이후로 대화를 하며 ‘그러지 마라’고 타이르기도 했고, 마음을 굳게 먹게 하려고 혼도 내고 ‘좀 강해지라’고 말한 것이 후회된다”고 말했다.

이어 “괴롭힘 가해자는 내가 방송에 나가서 ‘동생 좀 편히 가게끔 해달라’고 호소하자 오늘 뒤늦게 연락이 왔다”며 “전화가 와서 ‘죄송하게 됐다’고 하더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래서 ‘동생 빈소에 한 번 와서 절 한 번 하고 잘못했다고 해라, 그러면 용서해 줄 용의도 있다’고 말했다. 이후 ‘왜 내 동생을 괴롭히고 때린 거냐’고 묻자 전화를 딱 끊어 버렸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11일 서울 강북경찰서는 서울시 강북구 우이동 한 아파트에서 경비원으로 일하던 50대 남성 B씨가 지난 10일 오전 2시쯤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고 밝혔다. B씨는 이 아파트 입주민 A씨로부터 폭행당한 이후 억울함을 호소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B씨는 지난달 21일 아파트 지상 주차장에 이중 주차된 차량을 옮기려고 했다가 A씨와 시비가 붙었고, B씨는 경찰에 A씨로부터 폭행을 당했다며 고소했다.

경찰은 B씨가 ‘억울하다’는 내용의 유서를 남긴 점 등을 봐 B씨가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보고 수사 중이다.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으로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하면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 전화하면 24시간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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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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