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금 27% 오른 날도 대답 없이 쌩~ “택시 안 탈랍니다”

요금 27% 오른 날도 대답 없이 쌩~ “택시 안 탈랍니다”

김지예 기자
김지예 기자
입력 2019-02-17 22:54
수정 2019-02-18 0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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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시 요금 인상 후 더 싸늘해진 시민들

주말 도심 승차 거부·난폭 운전 등 여전
車공유서비스 등 대체재 많아 승객 이탈
택시노조 “도심 차량 의무 투입 논의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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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통’ 미터기
‘먹통’ 미터기 17일 서울 시내를 운행하는 한 택시의 내부에 미터기 조정 전까지 미터기 요금과 실제 요금을 비교할 수 있는 조견표가 붙어 있다. 전날 오전 4시부터 서울 택시 기본요금이 3000원에서 3800원으로 올랐지만 미터기 조정이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요금이 오르는 만큼 서비스가 개선되지 않는다는 불만 탓에 시민들의 눈길도 곱지 않다.
뉴스1
지난 16일부터 서울 택시 기본요금이 3000원에서 3800원으로, 심야 기본요금은 3600원에서 4600원으로 27% 올랐다. 서울에 이어 경기와 경북 등에서도 6년 만에 요금이 인상될 것으로 보인다. 택시기사 처우 개선을 위한 불가피한 인상이라지만 시민들의 눈길은 곱지 않다. 요금이 오르는 만큼 서비스가 개선되지 않는다는 불만 때문이다.

시민들의 가장 큰 불만은 승차거부다. 지난 주말 서울 홍대 입구나 이태원 등 번화가에서 심야 택시 잡기는 여전히 하늘의 별 따기였다. 1000원을 더 내고 카카오톡 택시를 불러도 답이 없기는 마찬가지다.

직장인 이현진(37)씨는 “주말 홍대, 종로에서 승차거부하는 택시들을 보면 기사님들에 대한 안타까운 마음이 사라진다”며 “요금 부담도 커져 이제는 택시를 잘 안 탈 것 같다”고 말했다.

택시를 대체할 새로운 서비스의 등장도 택시 수요를 감소시키고 있다. 차량 공유 서비스인 ‘쏘카’ ‘타다’ 등은 편리함·청결함·친절함을 앞세워 각각 회원수 400만명, 30만명 이상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심야 난폭운전과 불친절 등 택시에 불만이 많았던 승객들이 다른 서비스로 옮겨 타는 것이다. 여기에 택시 업계의 카카오 카풀 도입 반대로 갈등이 장기화되며 여론도 악화된 상황이다.

택시 기사들도 이런 시민들의 불만을 의식하고 있다. 법인택시 기사인 이모(49)씨는 “요금을 올려 기사들이 부자가 되겠다는 게 아니라 정당한 임금을 받자는 것”이라며 “승차거부하는 일부 기사들만 보고 판단하지 말고 대다수 어려운 기사들의 입장을 이해해 주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택시 업계는 기사들의 열악한 처우를 개선해야 서비스 질도 높아진다는 입장이다. 또 택시 호출 앱을 통한 경쟁과 승차거부 없는 택시 애플리케이션이 확산되면 서비스가 나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성재 전국민주택시노조 정책국장은 “홍대 등 번화가에 차량을 의무적으로 투입하는 방안을 서울사업조합에서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관계 기관은 단속 강화를 통해 승차거부를 줄이겠다고 나섰다. 서울시는 지난 14일 승차거부가 잦은 택시업체 22개에 대해 운행정지 처분을 내렸다. 승차거부 없는 택시 서비스도 도입할 예정이다. 정부도 승차거부 처벌 규정을 강화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그러나 단속 강화만으로 승객들의 마음을 돌릴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공유 서비스는 피해갈 수 없는 흐름인데다, 기술 발전에 따라 새로운 서비스가 쏟아지고 있어서다. 결국 택시 업계가 서비스를 개선하지 않으면 위기는 고착될 수밖에 없다.

서울시 관계자는 “기사들을 상대로 친절 교육을 시행하고, 주기적인 청소 등 서비스가 개선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토부 관계자는 “공유 차량 등 시민들이 만족하는 새로운 서비스에 대해서는 정부가 지원하는 것이 맞다”며 “새로운 예약 택시 ‘웨이고’ 등의 선례가 잘 정착하면 전국적으로 확산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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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2019-02-18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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