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승태 사법부, 통진당 소송결론 미리 빼낸 정황…재판장 접촉

양승태 사법부, 통진당 소송결론 미리 빼낸 정황…재판장 접촉

김태이 기자
입력 2018-06-05 15:47
수정 2018-06-05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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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례대표 지방의원 퇴직처분 취소소송 선고 이유까지 사전파악

양승태 사법부 시절 법원행정처가 옛 통합진보당 소속 비례대표 지방의원이 낸 퇴직처분 취소소송을 맡은 1심 재판부를 접촉해 잠정적인 소송 결론을 미리 파악한 정황이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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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태(왼쪽) 전 대법원장이 1일 경기 성남 수정구 자택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재직 당시 박근혜 전 대통령의 청와대 측과의 ‘재판거래 의혹’에 대해 전면 부인하고 있다. 도준석 기자 pado@seoul.co.kr
양승태(왼쪽) 전 대법원장이 1일 경기 성남 수정구 자택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재직 당시 박근혜 전 대통령의 청와대 측과의 ‘재판거래 의혹’에 대해 전면 부인하고 있다. 도준석 기자 pado@seoul.co.kr
법원행정처가 5일 공개한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관련 문건 중 ‘통진당 비례대표지방의원 행정소송 예상 및 파장 분석’ 문건에는 법원행정처 간부가 재판부를 접촉하고 선고 결과를 예상하는 내용이 적혀 있다.

통진당 소속 전북 도의원인 이모씨가 의회를 상대로 전주지법에 낸 이 소송은 헌법재판소 결정으로 해산된 통진당 소속 비례대표 지방의원이 지자체로부터 강제 퇴직처분을 당하자 제기한 불복 소송이었다.

이씨의 사건은 같은 취지로 제기한 소송 중에서 가장 먼저 1심 판결이 나올 것으로 예상됐기 때문에 정치권과 언론에서 큰 관심을 보였다.

상고법원 도입을 위해 정치권의 협조가 필요했던 법원행정처는 청와대도 이 판결에 큰 관심을 두고 있다고 보고, 재판 추이에 촉각을 세웠다. 임종헌 당시 법원행정처 차장은 사법정책실 심의관에 지시해 이 문건을 작성해 보고하게 했다.

보고서에는 법원행정처 사법지원총괄심의관이던 심모 전 부장판사가 당시 재판부 재판장이던 A 부장판사를 접촉해 재판결과를 미리 예견한 내용이 나온다.

이는 문건 작성자인 사법정책실 심의관이 심 전 부장판사로부터 들은 내용을 문건에 정리한 것으로 확인됐다.

문서에는 ‘재판장의 잠정적 심증 확인’이라는 문구와 함께 괄호안에 ‘사법지원총괄심의관-연수원 동기’라는 표현이 등장한다. 재판장인 방 부장판사와 연수원 동기인 심 전 부장판사가 재판장을 미리 접촉해 선고결과에 대한 심증을 직접 확인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방 부장판사와 심 전 부장판사는 사법연수원 28기로 심 전 부장판사가 서울대 법대 1년 선배다.

당시 심 전 부장판사는 방 부장판사를 통해 해당 재판이 ‘청구인용’, 즉 퇴직처분이 부당하다고 결론 낼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파악한 것으로 문서에 기재돼 있다.

또 예상되는 판결 이유까지도 상세히 적혀있다. 심 전 부장판사가 단순히 재판결과만 짐작한 게 아니라 판결 내용까지 파악했던 게 아니냐는 추측을 낳는다.

실제로 이 재판부는 그해 11월 25일 이 의원에 대한 퇴직처분이 부당하다고 결론을 냈고, 문건에 적힌 청구인용 논리를 판결 이유로 내세웠다.

이 사건은 항소심에서 1심 판결결과가 그대로 유지됐고, 2016년 5월 대법원에 상고돼 지금까지도 재판 중이다.

이 문건에는 또 1심 재판부가 청구인용 결론을 낼 경우 예상되는 정부와 정치권, 언론의 예상 반응도 적혀 있다.

특히 문건은 당시 여당인 새누리당이 국정감사에서 강한 질타를 할 것이라고 적었다. 일부 보수성향 언론이 이를 기사로 부각시킬 가능성이 있다고도 분석했다. 또 헌재의 통진당 해산결정의 의미를 축소하기를 희망하는 진보성향 언론이 비중있게 기사를 다룰 것이라는 전망도 내놓았다.

법원행정처는 이날 세월호사건 관련 피고인들의 재판 배당방안 문건도 추가로 공개했다.

문건에는 이준석 세월호 선장 등에 대한 재판을 인천지법과 광주지법 목포지원 중 어디에서 진행할지에 대한 상세한 검토내용이 기재돼 있다. 특히 사건을 인천지법 수석재판부나 특별재판부에 맡기는 방안을 위해 해당 법원의 사무분담까지 바꾸는 방안까지 문건에 제시된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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