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도 ‘미투’ 파문…옛 캠프 논란에 직원 내부 제보까지

서울시도 ‘미투’ 파문…옛 캠프 논란에 직원 내부 제보까지

김태이 기자
입력 2018-03-02 12:40
수정 2018-03-02 1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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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내부 게시판에 의혹 잇따라…“진상 조사 준비 중”

우리 사회 각계를 강타한 이른바 ‘미투’(Me Too) 운동이 서울시 등 관가로도 일파만파로 퍼지는 모양새다.

2014년 지방선거 당시 캠프 내부에서 빚어진 성추행이 수면 위로 떠올라 다급히 진상규명위원회가 추진되는가 하면, 서울시 직원 내부 게시판에는 직접 겪은 성추행 사례가 잇따라 터져 나오고 있다.

2일 서울시 등에 따르면 이번 논란은 지난달 28일 여성 작가 A씨가 2014년 박원순 서울시장 선거캠프에서 활동하던 중 다른 자원봉사자에게 성추행을 당했다는 취지의 글을 SNS에 올리면서 촉발됐다.

캠프 측에서 ‘선거 백서’를 만들어 선거원들을 어떤 식으로든 보호할 방안을 강구한다고 약속했지만, 이 백서는 4년이 지나도록 만들어지지도, 제공되지도 않았다는 것이다.

서울시는 이에 민변이나 성폭력상담소 등에서 변호사와 전문가 등을 추천받아 이 일을 직접 조사하는 진상규명위원회를 꾸리겠다며 재빠르게 진화에 나섰다.

시 고위 관계자는 “당시 백서를 발간하지 못한 것이 사실”이라며 “(위원회의) 조사 결과에 따라 백서든 어떤 형태로든 결과물이 나올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박원순 시장은 이번에 문제가 불거지기까지 당시 캠프 성추행 문제를 보고받지 못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선거캠프의 한 팀장 선까지 보고됐고, 이 팀장이 캠프 사람들을 만나 이야기한 뒤 조치했다고 이 관계자는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박원순 시장도 조사를 받을 수 있느냐’는 질문에 “진상규명위원회에서 조사 범위, 방법, 대상 등을 판단할 것”이라고 답했다.

이번 논란은 과거 선거 캠프에서 빚어진 일로, 엄밀히 따지면 서울시 공직 사회 내부에서 벌어진 일은 아니다. 그러나 최근 ‘미투’ 바람을 타고 시 내부 익명게시판에는 ‘나도 당했다’는 취지의 글이 잇따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시의회 박진형(더불어민주당·강북3) 의원에 따르면 내부 게시판에는 지난달 7일 ‘우리도 미투할까요’라는 글이 처음 올라온 이래 지난달 말까지 314개에 달하는 댓글이 달렸다. 이 글의 조회 수는 4천800회를 넘겼다.

게시판에는 “식당에서 내 허벅지에 손을 올린 채 아내와의 성생활에 관한 이야기까지 꺼냈다”거나 “얼마 전 5급이 7급 신규 직원을 노래방에 데려가 허벅지를 만지고 브래지어 끈을 튕겼다”는 등 많은 폭로가 이어지고 있다.

이들 글은 아직 가해자가 특정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으로 전해졌다.

박진형 시의원은 “서울시가 운용하는 성희롱 고충상담·신고처리 시스템에는 2012년부터 2016년까지 불과 16건의 성희롱 사례가 신고됐다”며 “2012년 이래 성희롱과 성추행 등을 이유로 징계받은 공무원은 19명에 그쳤다”고 지적했다.

이어 “서울시는 지난해 4월 서울시 직장 내 성희롱 방지 조치 계획을 세워 성희롱 사건에 대한 부서장 책임제, 5급 이상 관리자 특별 교육, 가해자 의무 교육 등을 도입했지만 관련 예산 가운데 63% 이상이 성희롱 예방교실 운영과 책자 제작에 편성돼 있다”며 “교육에 치중된 탁상행정의 결과물인 것”이라고 꼬집었다.

서울시에서는 앞서 2014년 산하 기관 연구원이 상사 3명에게 잇따른 성희롱에 시달리다 스스로 목숨을 끊은 일이 벌어졌고, 서울교통공사에서는 과거 여직원을 성희롱했던 간부가 성희롱 방지 교육을 하는 고위직으로 돌아오는 사례도 나타난 바 있다.

서울시 고위 관계자는 시 내부 제보들에 대해 “(서울시 차원의 진상 조사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후배 문인을 성추행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고은 시인을 조명하는 공간인 서울도서관 ‘만인의 방’은 3·1절을 하루 앞둔 지난달 28일 가림막을 치는 등 철거 수순에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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