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 잇단 정책혼선 뭇매에 ‘국민참여 숙려제’ 고육지책

교육부, 잇단 정책혼선 뭇매에 ‘국민참여 숙려제’ 고육지책

김태이 기자
입력 2018-01-29 16:23
수정 2018-01-29 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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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6개월 이상 정책검토…대입제도 등 파급력 큰 현안 대상

교육부가 29일 업무보고에서 ‘국민참여 정책숙려제’를 들고나온 것은 최근 잇단 정책 혼선에 따른 비판을 의식한 결정으로 풀이된다.

파급력이 크고 견해차가 뚜렷한 정책은 국민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 최종 결정에 반영하겠다는 것이다.

교육부는 이밖에 저소득 학생을 비롯한 취약계층 지원을 확대해 교육분야에서 ‘희망사다리’를 복원하고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걸맞은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대학 지원을 강화하기로 했다.

◇ 정책숙려제 도입…도미노 정책 혼란에 “소통 강화”

박춘란 교육부 차관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한 업무보고 사전브리핑에서 “갈등이 수반되는 교육 현안을 국민 눈높이에 맞게 추진하고자 국민참여 정책숙려제를 도입하겠다”고 말했다.

견해차가 크거나 파급력이 강할 것으로 예상되는 정책을 숙려제 대상으로 선정하고, 국민소통 계획을 수립해 국민 의견을 충분히 듣겠다는 것이다.

기간은 30일에서 6개월 이상까지 필요에 따라 다양하게 정할 수 있다.

행정절차법은 입법할 때 입법안의 취지와 주요 내용을 국민에게 알리고 통상 40일간 입법예고를 통해 의견수렴을 하도록 정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정해진 기간에 제한적으로 의견을 수렴하는 방식에 불과한 데다 정부가 정책 추진 방향에 맞는 의견만 수렴하는 요식행위라는 지적도 있었다.

법 제·개정을 통한 정책 추진이 아닌 경우 아예 대상이 안 된다는 단점도 있다.

박 차관은 “국민 관심이나 파급력이 큰 정책은 다양한 숙려 방식을 조합해 30일∼6개월 이상 숙려할 것”이라며 “의견수렴 내용과 최종 정책 결정 배경, 구체적 사유도 상세히 정리해서 밝히겠다”고 설명했다.

교육부가 이런 방안을 내놓은 것은 대학수학능력시험 절대평가 확대, 유치원 방과 후 영어 특별활동 금지 등 설익은 정책을 추진했다가 철회하면서 빚어진 정책 혼선이 크다는 지적이 나왔기 때문이다.

국민이 원하는 정책 방향을 파악하는 것은 물론, 추진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거나 정책 효과를 홍보하는 데 모두 실패했다는 비판이 따른다.

이런 점을 의식한 듯 박 차관은 최근 논란이 된 유치원 방과 후 영어 특별활동 역시 숙려제를 바탕으로 논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법적 근거가 없고 실효성을 확보하기도 어려운 이런 제도가 최근의 정책 혼선에 대한 적절한 처방이 될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민 의견을 수렴할 통로나 제도가 없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여론보다는 청와대와 정치권 입맛에 맞는 정책을 강행하려는 정부 태도가 더 문제라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해 정부가 거둬들인 수능 전과목 절대평가나 최근 논란이 불거진 유치원 방과 후 영어 특별활동 금지의 경우 교육계 관계자뿐 아니라 학생·학부모가 상당 기간에 걸쳐 반대 의사를 표해왔다.

이런 여론에 귀를 닫고 있다가 정치권의 우려 표명에만 귀를 여는 듯한 태도를 고치지 못한다면 정책숙려제는 보여주기식 소통 도구로 전락할 것이라는 비판이다.

◇ 교육정책, 취약계층 지원·미래 인재양성에 방점

한편, 교육이 계층 이동 사다리 역할을 하지 못한다는 지적에 따라 교육부는 올해 ‘희망사다리’ 복원을 위한 취약계층 지원 정책도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우선, 잠재력 있는 학생들을 수년에 걸쳐 지원하는 ‘꿈사다리 장학금’을 도입한다.

중학교 1학년 학생 300명을 선정해 중2부터 5년간 월 30만∼40만원가량을 지속해서 지원한다.

취약계층 대학생에게 해외연수 진로체험 기회를 주는 ‘파란 사다리 사업’도 연 800명 규모로 도입한다.

초등학교 저학년의 한글·수학교육을 내실화하는 한편, 기초학력 진단·보정 프로그램 적용 대상도 초3∼중3에서 초1∼고1로 확대한다.

현재 고등교육법이 권고 조항으로 정해놓은 대학의 취약계층 기회균형선발도 의무화한다.

올해 8월 한국대학교육협의회가 발표할 2021학년도 대입전형 기본사항에 각 대학이 의무적으로 기획균형선발을 시행하는 내용을 담아 전형을 확대하는 방식이다.

지방인재육성법을 개정해 현재 권고사항인 법학전문대학원의 지역인재 선발을 의무화하고, 취약계층 선발 비율도 기존 5%에서 7%로 늘린다.

의·약학계열 역시 지역인재·저소득층 선발 비율도 30%까지 늘릴 방침이다.

교육부는 또, 고등교육 경쟁력을 강화하고자 대학 설립형태에 맞는 경쟁력 강화 방안도 마련해 시행한다.

지난해 18개 대학에 210억원을 지원했던 국립대학혁신지원사업은 올해 전국 국립대로 확대한다. 이에 따라 39개 대학에 총 800억원이 들어간다.

지방 균형발전을 위해서는 50억원을 들여 지방대·지자체·공공기관이 연계하는 클러스터 시범사업을 펼친다.

박 차관은 “공공기관이 필요로 하는 인력을 지방대가 양성하고, 양성 인력을 다시 공공기관이 채용하는 방식”이라며 “5개 대학 정도를 지원하려고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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