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공수처에 ‘수사권 조정위’ 설치… 검·경과 경쟁 붙인다

[단독] 공수처에 ‘수사권 조정위’ 설치… 검·경과 경쟁 붙인다

김동현 기자
김동현 기자
입력 2017-09-09 01:38
수정 2017-09-09 0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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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부, 공수처 설치·운영방향 설정

대통령을 비롯한 고위공직자와 그 가족의 비리 수사를 맡게 될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에 검찰, 경찰과 수사가 겹칠 경우 이를 조율할 ‘수사권 조정위원회’가 설치된다. 또 공수처가 ‘무소불위’의 권력이 되는 것을 막기 위해 공수처 검사들의 임기도 제한된다.

법무부 법무·검찰개혁위원회는 8일 공수처 관련 4차 회의를 갖고 세부적인 설치·운영 방향을 정리했다. 개혁위는 공수처를 서울중앙지법 전속 관할로 설치하기로 하고, 공수처에 원칙적으로 전속 수사권을 부여하기로 했다. 다만 고위공직자 비리와 관련해 검찰이나 경찰이 먼저 사건을 인지하고 수사를 진행하거나 관할이 지방인 경우, 공수처와 해당 기관이 함께 참여하는 조정위원회에서 수사를 누가 맡을지 결정하기로 했다.

국군기무사령부와 국가정보원, 검·경 대공수사부가 같은 사안을 수사할 때 국정원 내 조정위원회를 통해 수사 주체를 정하는 현재 대공수사 모델과 비슷한 형식이다. 공수처와 검찰을 경쟁 관계로 설정해 상호견제와 함께 비리수사에 시너지를 발휘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개혁위 관계자는 “고위공직자에 대한 전속 수사권을 부여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수사의 효율성과 관할지 문제 등을 풀기 위해 검찰과 경찰의 고위공직자 비리 수사를 제한적으로 인정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검찰 관계자는 “공수처가 말 그대로 전속 수사권을 행사하게 되면 인력과 범위 등의 이유로 고위공직자 수사에 공백이 생길 수밖에 없다”면서 “현실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검찰 수사에 예외를 인정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개혁위는 공수처가 갖게 되는 막강한 권력을 견제하기 위해 국회 통제를 받는 방안뿐 아니라 임기를 제한하는 방안도 마련했다. 먼저 공수처장과 차장의 임기는 3년으로 연임을 할 수 없도록 했다. 또 공수처 검사들은 5년 이상 수사 경력이 있는 이들로, 지방 검찰청 수준인 20여명 선에서 선발한다. 공수처로 옮기면 검찰엔 사표를 써야 한다. 임기는 당초 공무원 정년과 같은 63세까지 보장하는 안이 검토됐지만 6년 임기에 연임을 허용, 최대 12년간 근무하게 하는 것으로 정리되고 있다. 임기 제한을 통해 공수처의 막강한 권한을 통제하겠다는 것이다.

개혁위 관계자는 “공수처 검사 중 부장이나 팀장직을 맡는 검사는 서울중앙지검 특수부장에 비견될 만한 권한을 갖게 되는 것”이라면서 “첫 임기를 끝내고 평가를 통해 연임하는 시스템을 통해 공수처도 견제를 받을 수 있게 한 것”이라고 말했다. 공수처 검사들은 퇴직 후 2년간 검찰에 재임용되지 못한다. 또 변호사로 활동할 경우에도 2년간 공수처 관련 사건을 수임할 수 없다.

개혁위는 이날 대법원 무죄 판결이 난 사건을 중심으로 검찰의 수사에 문제가 없었는지를 조사할 기구를 설치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논의했다. 박상기 법무부 장관은 지난달 28일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과거사 정리기구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대상 사건은 ‘강기훈 유서대필 사건’, ‘약촌오거리 사건’, ‘서울시 공무원 간첩조작 사건’, ‘정연주 전 KBS 사장 배임 관련 수사’ 등이 될 전망이다. 법조계 관계자는 “비록 관련 사건의 수사 지휘라인 대부분이 옷을 벗었지만, 조사 과정에서 문제점이 드러나 공개가 되는 것만으로도 검찰에 상당한 경고 메시지를 던지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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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2017-09-09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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