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해 복구중 사망…순직 인정 못 받는 무기계약직

수해 복구중 사망…순직 인정 못 받는 무기계약직

남인우 기자
남인우 기자
입력 2017-07-19 22:50
수정 2017-07-19 2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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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시간 근무 후 심근경색 50대 연금·유공자 혜택 등 못 받아

전국 지자체 5만 2900명 차별 “직제에도 안 나와 ‘유령’ 취급”

지난 16일 22년 만의 폭우로 침수된 충북 청주의 도로에서 고된 물빼기 작업 후 숨진 충북도로관리사업소 직원이 무기계약직이라는 이유로 순직을 인정받지 못한다는 사실이 19일 알려지면서 무기계약직 제도가 다시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다.

현재 전국의 자치단체에서 일하는 무기계약직이 5만 2900여명에 달하는 가운데 지난 17일 박원순 서울시장은 서울시 무기계약직 2442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하겠다고 발표했지만, 이 같은 흐름은 아직 전국적으로 확산되지 않고 있다.

19일 충북도에 따르면 충북도청 산하 도로관리사업소 도로보수원 박모(50)씨는 시간당 최고 91.8㎜ 물폭탄이 청주를 강타한 16일 새벽 비상소집령이 내려지자 동료 2명과 한 조를 이뤄 오전 7시 10분 청주시 오창읍 공항대교로 출동해 배수구를 정리했다. 이어 쉬지도 못한 채 오전 8시쯤 물바다가 된 오창지하차도로 이동했다. 30분 만에 일을 마친 이들은 또다시 물이 가득 찬 청주시 내수읍 묵방 지하차도로 출동했다. 워낙 비가 많이 온 탓에 양수기를 동원해 물을 퍼내는 작업은 오후 6시까지 10시간 가까이 이어졌고, 점심도 챙겨 먹지 못했다. 저녁이 돼서야 박씨는 뒤늦게 식사를 마치고 작업 차량에 앉아 휴식을 취했다. 박씨는 그러나 오후 8시 20분쯤 차 안에서 의식을 잃고 쓰러진 채 발견돼 병원으로 옮겨진 뒤 숨을 거뒀다. 병원 측은 사인을 심근경색으로 봤다. 박씨 가족은 18일 장례식을 치렀다.

박씨는 중학교 2학년 딸과 홀어머니(82)를 책임진 가장이었다. 그는 2001년 무기계약직으로 도로관리사업소에 들어와 포트 홀(pot hole)을 메우거나 배수로를 정리하는 일을 하며 ‘공무원’이라는 자부심으로 열심히 일했다. 하지만 그는 순직을 인정받지 못한다. 무기계약직은 공무원연금법 등의 적용을 받는 완전한 공무원 신분이 아니어서다. 공무원이 순직을 인정받으면 순직유족보상금, 순직유족연금, 국가유공자 등의 혜택을 받지만 박씨에게 지급되는 보상은 충북도청이 가입한 단체보험 사망위로금 5000만원뿐이다.

우문숙 민주노총 비정규직전략국장은 “무기계약직은 직제에도 나오지 않아 ‘유령’으로 불린다”며 “각종 차별을 받고 위험에 노출된 이들의 정규직 전환이 절실하다”고 했다. 그러나 조연형 충북도 조직관리팀장은 “공무원은 공개 채용 등의 절차를 거쳐야 하기 때문에 무기계약직의 일반직 공무원 전환은 불가능하다”고 했다.

청주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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