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일간 길바닥 내몬 마사회

1000일간 길바닥 내몬 마사회

윤수경 기자
윤수경 기자
입력 2016-09-27 18:20
수정 2016-09-28 09:26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주민 회유… 물리력 동원… 고소·고발 남발… 지역사회는 쑥대밭 만들고도… 즐거움이 달린다

‘안 돼 안 돼. 그러면 안 돼 안 돼. 여긴 학교 앞이잖아.”

일요일인 지난 25일 오전 10시 서울 용산구 청파로 용산화상경마장(장외발매소) 앞. ‘용산 화상경마도박장 추방대책위’의 천막 노숙 농성장 스피커에서는 가수 윤시내의 ‘공부합시다’를 개사한 노래가 흘러나왔다. 화상경마장을 찾은 사람들이 속속 농성장 앞을 지나쳤다. 입장로 주변에서 피켓을 든 학부모들은 “이곳은 학교 앞입니다. 다시 한번 생각해 주십시오”, “도박장에 들어가는 엄마, 아빠의 모습을 자녀들이 보고 있습니다”라고 구호를 외치기 시작했다.

이미지 확대
지난 25일 서울 용산구 화상경마장 앞에서 집회 중인 주민들과 경마장에 들어가려던 이용객 사이에 언쟁이 벌어지고 있다. 박지환 기자 popocar@seoul.co.kr
지난 25일 서울 용산구 화상경마장 앞에서 집회 중인 주민들과 경마장에 들어가려던 이용객 사이에 언쟁이 벌어지고 있다.
박지환 기자 popocar@seoul.co.kr
집회에 나온 이선자(49·여)씨는 “피켓 시위를 시작할 때 고등학생이던 딸이 이제 대학생이 됐지만 집회를 그만둘 수는 없다”며 “경마장에 들어서는 사람들의 상당수는 눈에 익은 얼굴들”이라고 말했다. 화상경마장 입장객들은 고개를 숙이고 빠르게 발걸음을 재촉했다. “XX, 당신들이 뭔데 도박이래. 무슨 상관이야!” 화상경마장으로 들어서던 중년 남성이 순간 감정을 다스리지 못하고 피켓을 들고 있던 사람들에게 욕설을 하며 달려들었다. 평화롭던 집회의 분위기는 완전히 돌변했다. 고성과 삿대질이 오갔다. 중년 남성은 학부모와 교사들이 들고 있는 피켓을 거칠게 바닥이 내리치기도 했다. 주변에 마사회 직원들이 있었지만 모두 고개를 돌린 채 상황을 모른 척했다. 용산경찰서 정보과 형사들이 “이분들은 적법한 신고 절차를 거쳐 집회를 하는 중”이라며 “계속해서 집회를 방해하면 법 위반으로 처벌을 받을 수 있다”고 여러 차례 경고를 한 뒤에야 남성은 씩씩거리며 경마장으로 입장했다.

2014년 1월 이곳에서 시작된 천막 농성이 다음달 17일이면 만 1000일을 맞는다. 그동안 마사회는 여러 차례에 걸쳐 용산 주민들과 부딪쳐 왔다. 마사회 소속 운동선수들까지 동원해 물리력으로 용산 주민들을 제압하려 했고 교사와 성직자, 학부모 등을 상대로 여러 차례 고소 및 고발장을 냈다. 한 주민은 “사람들을 고용해 반대 농성을 하는 사람들이 걸어 놓은 플래카드를 철거하고, 화상경마장 건립에 찬성하는 집회에 주민을 동원하기 위해 갖은 방법을 다 썼다”고 말했다.

마사회는 주요한 수익원인 화상경마장을 더 짓기 위해 용산 외에도 곳곳에서 주민들과 갈등을 일으키고 있다. 지난해 총매출액 7조 7322억원 중 70%에 육박하는 5조 3070억원이 화상경마장에서 나왔다. 경마가 실제로 이뤄지는 경마공원 3곳(과천, 부산, 제주) 매출액의 곱절이 넘는다. 마사회가 지역주민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화상경마장 설치에 열을 올리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마사회는 최근 경기 이천시에 ‘말 창조마을 조성’을 명분으로 내세워 화상경마장을 설치하려다 주민들의 반발에 부딪혔다. 주민 2000여명의 반대 서명과 탄원서가 제출되자 이천시는 마사회에 ‘사업 불가’를 통보했다. 이 과정에서 주민 간 개발과 반대 논리가 맞붙으면서 지역 사회가 큰 홍역을 치렀다.

서울 강남지역에도 화상경마장을 지으려다가 거센 역풍을 맞은 바 있다. 마사회는 서초구 교대역사거리 인근에 “문화 및 집회시설로 사용하겠다”며 건물 건축 허가를 받은 이후 갑자기 화상경마장으로 용도 변경을 신청하는 꼼수를 부렸다. 주민들의 항의와 행정소송에 지면서 어쩔 수 없이 복합문화센터 건설로 방향을 틀었다.

그럼에도 마사회는 화상경마장 2곳을 추가로 공모하고 있다. 울산, 강원, 전남, 전북, 충북 등 광역자치단체와 서울 강서·송파·은평구를 후보지로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로또 판매점과 같이 설치와 운영상의 규제가 거의 없는 소규모 마권 판매점까지 노리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는 “지방자치단체 4곳이 신청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사행산업 심의 기준에 따라 학교와의 거리, 지자체장·의회 동의, 주민 갈등 방지 노력 등을 엄격하게 따져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윤수경 기자 yoon@seoul.co.kr

서울시의회 국민의힘 대표단, TBS 본사 전격 방문… 신임 대표 비롯한 현장 직원 목소리 들으며 ‘정상화 주도’

존폐 위기에 내몰린 서울시 미디어재단 TBS의 활로를 모색하고자, 서울시의회 국민의힘 원내대표단(대표의원 김길영, 강남6)이 마포구 본사를 직접 찾아 현장 간담회를 열었다. 이번 방문은 서울시의회 국민의힘의 주도로 성사됐으며, 한용길 TBS 신임 대표이사의 취임 후 첫 공식 대외 행보로 이어져 재단 정상화를 향한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논의의 물꼬를 텄다. 이날 의원단은 경영진 6명과의 형식적인 만남에 머물지 않고, 무임금의 고통 속에서도 방송 제작과 기술, 행정 현장을 묵묵히 지켜온 실무 직원 30여 명과 마주 앉았다. 이들의 절박한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며 발로 뛰는 현장 중심 의정의 의미를 더했다. 간담회에 참석한 서울시의회 국민의힘 김길영 대표의원은 “인력이 축소된 상황에서도 무임금 상태로 방송과 조직을 지켜오신 TBS 임직원 여러분의 고통과 노고에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며 “엄중한 현실을 의회 차원에서도 결코 방관하지 않고 있으며, 현장의 절박한 목소리를 직접 듣고 해결책을 함께 모색하기 위해 이 자리에 찾아왔다”고 강조했다. 이어 황철규 문화체육관광위원장은 “문화체육관광위원장이 ‘TBS 정상화 협의체’에 직접 참여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thumbnail - 서울시의회 국민의힘 대표단, TBS 본사 전격 방문… 신임 대표 비롯한 현장 직원 목소리 들으며 ‘정상화 주도’

장형우 기자 zangzak@seoul.co.kr
2016-09-28 5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관련기사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