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임 앞둔 강신명 청장, 가장 아찔한 순간 ‘리퍼트 美대사 피습’

퇴임 앞둔 강신명 청장, 가장 아찔한 순간 ‘리퍼트 美대사 피습’

입력 2016-08-16 14:39
수정 2016-08-16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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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기자간담회…“승진지상주의적 조직문화 업무중심으로 바꾸려 노력”정치권 진출 의사 묻자 “모든 것을 배제하는 것은 옳지 않아”

오는 22일 임기를 마치는 강신명 경찰청장(경찰대 2기)은 경찰 총수로 재직한 2년 동안 가장 아찔했던 순간으로 작년 3월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 피습 사건을 꼽았다.

강 청장은 16일 경찰청사에서 출입기자들과 마지막으로 함께한 간담회에서 “그날 아침에 행사가 있어 관사에서 나가려고 신발을 신는데 연락이 왔다”면서 당시 상황을 회고했다.

리퍼트 대사는 작년 3월5일 오전 서울 세종문화회관 세종홀에서 열린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민화협) 주최 조찬 강연회에서 강의를 준비하는 도중 김기종(56)씨로 부터 흉기로 얼굴과 왼쪽 손목 부위를 공격당했다.

강 청장은 “처음에는 리퍼트 대사의 상태가 궁금했고, 생명에 지장이 없다는 이야기를 듣고는 두 번째로 든 생각이 ‘내가 잘리는 것 아닌가’였다”며 “사람이 다 그렇더라”고 당시 심정을 솔직하게 전했다.

강 청장은 경찰법상 이달 22일 자정이 되면 2년간 임기를 채우고 퇴임한다. 그는 경찰대 출신 첫 경찰 수장이며, 2003년 임기제 도입 이후 이택순 전 청장에 이어 두번째로 법에 명시된 임기를 완료한 경찰청장이 된다.

그는 “취임하면서부터 경찰 조직을 계급 중심인 승진 지상주의에서 탈피시켜 업무 중심 조직으로 바꿔야겠다고 마음먹었다”며 “업무보다 공부만 해서 승진하겠다는 승진 지상주의적 조직 문화가 문제라고 생각했다”고 회고했다.

강 청장은 증원된 경찰 인력을 학교폭력, 아동학대 등 영역에 전담인력으로 배치하고, 승진에서 시험 성적보다 근무평정과 포상 등 성과를 비중 있게 반영하는 등 조직 문화를 바꾸고자 노력했다고 밝혔다.

강 청장은 “2년 만에 될 일은 아니지만, 그런 조직 관행을 만드는 데 어느 정도 출발점은 되지 않았나 생각한다”며 “그와 꼭 연동되는 것은 아니지만 작년 경찰청이 정부 업무성과 평가에서 3년 내리 최우수 기관으로 선정됐고, 부처 청렴도 평가에서도 공안기관 중 최초로 3등급 안에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교통 사망사고가 통계 작성 이후 37년 만에 처음으로 5천명 아래로 줄어든 점, 작년 11월14일 1차 ‘민중총궐기’ 대회 이후 단 한 차례도 살수차가 사용되지 않고 별다른 폭력시위도 없었던 점 등을 재임 기간 주요 성과로 꼽았다.

집회·시위와 관련해서는 “앞으로는 평화가 아닌 준법이 화두가 되길 바란다”며 “평화적이라는 이유로, 경찰관에게 폭력을 행사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도로를 점거하거나 지나친 소음을 내는 행위가 정당화돼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강 청장은 “군사정부나 독재 시절에는 법에 정당성이 없으니 평화가 기준이 됐지만 지금은 모든 법에 정당성이 있는 법치 질서가 확립돼 있다”며 “경찰 조치에 이의가 있으면 법원에 가처분 등 구제를 신청하고, 법이 잘못됐으면 법을 고쳐야겠지만 그때까지는 경찰과 시위대 모두 법을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재임 기간 아쉬웠던 부분으로 근무 강도와 상관없이 모든 경찰관 처우가 동일한 여건을 바꾸지 못한 점, 경찰이 다른 공안직 공무원보다 낮은 수준의 보수를 받는 상황을 개선하지 못한 점을 꼽았다.

강 청장은 퇴임 이후 계획에 대해 “상당 기간은 새로운 공부를 좀 하면서 자신을 리모델링하는 시간을 갖고, 이후에 혹시 국가와 사회에 보탬이 되는 일이 있다면 어떤 일이라도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정치권 진출 의사를 묻는 말에 “경찰 총수가 선출직에 나서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면서도 “모든 것을 전적으로 배제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고, 어느 정도 길을 열어놓는 차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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