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들 말 믿어… 진실 밝힐 것” 정명훈 前서울시향 감독 檢 출석

“직원들 말 믿어… 진실 밝힐 것” 정명훈 前서울시향 감독 檢 출석

서유미 기자
서유미 기자
입력 2016-07-14 23:12
수정 2016-07-15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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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조계 “모욕죄·허위 사실 유포 등 양측 형사처벌 받을 가능성 낮아”

“10년간 같이 일했던 직원들을 믿었습니다. 그런데 (경찰 조사에서는) 그게 거짓말이라는 겁니다. 이제는 시간이 걸리더라도 (검찰에서) 진실을 밝혀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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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명훈(가운데) 전 서울시립교향악단 감독이 14일 박현정 전 서울시향 대표 명예훼손 혐의에 대한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에 들어서고 있다. 정연호 기자 tpgod@seoul.co.kr
정명훈(가운데) 전 서울시립교향악단 감독이 14일 박현정 전 서울시향 대표 명예훼손 혐의에 대한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에 들어서고 있다.
정연호 기자 tpgod@seoul.co.kr
14일 오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정문. ‘마에스트로’ 정명훈(63) 전 서울시립교향악단 예술감독이 침통한 표정으로 “할 말이 있다”며 말문을 열었다. 지난해 12월 30일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에서 열린 베토벤 교향곡 9번 ‘합창’ 공연을 마지막으로 한국을 떠났다가 전날 막 입국한 참이었다. 손에는 마침 이달 21일과 27일 일본 도쿄에서 공연할 차이콥스키 교향곡 4번 총보(지휘자용 악보)가 들려 있었다. 원래 예정대로라면 15일 서울시향 정기공연 때 그의 지휘에 따라 서울에서 울려 퍼질 곡이었다.

정 전 감독은 “한국인으로서 ‘우리나라에도 세계적인 오케스트라가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했고, 지난 10년간 단원들의 노력 덕택에 많이 발전을 했다”면서 “그러나 2년 전부터 저와 오래 일했던 직원들이 ‘못 견디겠다’며 나가기 시작해 도와주다가 이런 일이 벌어졌다”고 말했다.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2부(부장 이근수)는 박현정(54) 전 서울시향 대표로부터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당한 정 전 감독을 피고소인과 고소인 신분으로 조사했다.

세계 클래식 음악계에서도 손꼽히는 ‘거장’이 검찰 조사까지 받게 된 시발점은 1년 반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14년 12월 2일 서울시향 사무국 직원들은 부임한 지 10개월 된 박현정 당시 시향대표의 폭언과 성추행 의혹을 제기하는 호소문을 발표했다. 박 전 대표는 며칠 뒤 반박 기자회견을 열었지만 결국 사퇴했다.

이후 직원들의 호소문을 바탕으로 박 전 대표에 대한 경찰 수사가 진행됐다. 그러나 결론은 정반대로 났다. 경찰은 지난해 8월 박 전 대표의 강제추행·성추행에 대해 무혐의 결론을 내리고, 도리어 탄원서를 작성한 직원들을 명예훼손 피의자로 전환해 수사를 진행했다. 호소문에 담긴 박 전 대표의 성추행 의혹 등이 허위라는 이유에서였다. 올해 3월 경찰은 호소문을 작성한 직원 10명을 불구속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전원 명예훼손 혐의를 적용했다. 프랑스에 거주하고 있는 정 전 감독의 부인 구모씨는 호소문 작성의 배후로 지목돼 기소중지 의견으로 송치됐다. 양측의 고소전도 이어졌다. 박 전 대표는 정 전 감독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하고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정 전 감독도 상대를 무고와 명예훼손으로 맞고소했다. 부인 구씨는 “피의 사실 유출로 피해를 입었다”며 국가를 상대로 명예훼손 소송을 냈다.

박 전 대표 측은 정 전 감독이 언론 인터뷰에서 서울시향 직원이 폭로한 박 전 대표의 폭언과 성추행 의혹을 마치 사실인 것처럼 말해 명예를 훼손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서울시향 직원들이 주장한 박 전 대표의 폭언 의혹 중 일부는 경찰 조사 결과 근거가 있는 것으로 인정됐다. 검찰 관계자는 “정 전 감독이 입장을 잘 밝히고 있다”며 “경찰 수사 결과가 사실인지 아닌지 보고 있고, 조만간 결론이 날 것”이라고 말했다.

법조계에서는 정 전 감독과 박 전 대표의 형사처벌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시각도 있다. 한 검찰 출신 변호사는 “서울시향 직원들이 주장하는 박 전 대표의 폭언은 모욕죄 등 형사처벌까지 받을 수준은 되기 어려울 것”이라며 “폭언이 일부 사실로 인정된 이상 정 전 감독 측도 박 전 대표를 음해할 의도를 가지고 허위 사실을 지어냈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정 전 감독은 이날 검찰 조사를 마친 뒤 15일 서울 종로경찰서에서 시민단체들이 제기한 항공료 횡령 혐의에 대해 조사를 받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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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2016-07-15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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