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서 각서’ 작성해 의장직 나눠먹어도 처벌 불가능?

‘혈서 각서’ 작성해 의장직 나눠먹어도 처벌 불가능?

입력 2016-07-06 16:01
수정 2016-07-06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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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령군의회 파문에 경찰·선관위 “적용할 혐의 없다”

경남 의령군의회 의장단 선출을 두고 의원들 간 나눠 먹기를 약속한 각서의 존재가 알려지자 경찰 등 수사기관에서 조사를 검토했다.

그러나 구체적 혐의 적용이 어려워 수사 착수가 어려울 것으로 전망되자 ‘의장 선출 담합’ 사건이 해프닝에 그치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의령경찰서는 지난 4일 제222회 의련군의회 임시회 본회의 제7대 후반기 의장단 선거에서 낙선한 A 의원이 지장 각서의 존재를 폭로했다는 정보를 입수하고 관련 첩보 수집에 나섰다.

경찰은 첩보 수집 결과 이 사건에 관한 형법상 혐의 적용이 어려운 것으로 판단, 구체적인 수사계획은 따로 세우지 않았다.

의령경찰서 관계자는 “각서를 쓴 사람에게 돈을 내놓으라고 강요한다면 공갈 등 혐의 적용이 가능하다”며 “그러나 의장직 담합 각서만 쓴 것만 가지고는 적용할 수 있는 혐의가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상황을 지켜보다가 혐의 적용이 가능한 정황이 포착되면 내사에 착수할 것”이라며 “현재로선 이 사건은 첩보 수집 단계에서 종결됐다고 보면 된다”고 덧붙였다.

경남경찰청 관계자도 “선관위에서 혐의를 포착해 경찰에 수사 의뢰를 하지 않는 이상 관련 조사는 어려울 것 같다”며 “경찰청 차원에서도 따로 수사계획은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각서에 A 의원을 지지하지 않으면 2억원을 보상해야 한다는 내용을 근거로 선관위가 나서 공직선거법 상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적용하기도 어려운 것으로 보인다.

경남도선관위는 의장직 담합 사건이 알려지자 조사 착수를 위해 검토에 나섰으나 마땅히 적용할 만한 혐의를 찾지 못했다.

도선관위 관계자는 “선거법은 크게 공직선거법, 정치자금법, 정당법으로 나뉘는데 이번 사건에 적용할 수 있는 조항은 없다”며 “조사 권한이 없다고 내부적으로 최종 결론났다”고 밝혔다.

이어 “설령 의원들 사이에서 금품이 오갔다고 하더라도 이를 정치자금으로 볼 수 있을지도 의문”이라며 “정치자금이란 말 그대로 정치활동에 소요되는 자금을 일컫는데 단순히 특정 의원에게 돈을 줬다고해서 이를 정치자금이라 단정할 순 없다”고 덧붙였다.

전문가 의견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김상군 변호사는 “각서 자체를 작성했다는 것보다는 각서 내용을 이행하라며 협박이나 폭행을 해야 형법상 처벌이 가능할 것”이라며 “‘각서 작성으로 약속했다’ 정도로 혐의 적용이 가능한 부분은 없어 보인다”고 강조했다.

A 의원은 ‘각서 작성에 참여한 의원 중 한 명이 약속을 어겼다’며 2억원을 보상하라는 법적 소송을 강행하겠다는 뜻도 밝힌 바 있다.

하지만 A 의원의 바람과는 다르게 이 소송 또한 기각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망된다.

김상군 변호사는 “민사로 배상하라는 소송을 건다면 아마 무효가 될 것”이라며 “각서로 특정 약송을 이행하지 않을 시 금전적으로 보상하겠다고 하는 것은 법적 구속력이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민법 103조를 보면 선량한 풍속이나 사회질서에 반하는 계약은 무효라고 명시됐다”며 “자신의 자유권을 심하게 제약하는 계약은 자발적으로 작성했다 하더라도 인정받지 못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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