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카드 보증금 90만원 빼돌린 역무원 “해고 무효”

교통카드 보증금 90만원 빼돌린 역무원 “해고 무효”

박성국 기자
박성국 기자
입력 2016-02-24 07:07
수정 2016-02-24 0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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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부정환급액 100만원 미만 다른 직원은 해고 안해 형평 어긋나”

지하철역의 1회용 교통카드 환급기에서 카드 보증금 90만원을 빼돌린 역무원 해고 처분은 징계 형평성에 어긋나 무효라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41부(정창근 부장판사)는 서울메트로 직원 A씨가 회사를 상대로 낸 해고 무효 확인 및 임금 청구 소송에서 “피고는 해고를 무효로 하고 복직시킬 때까지 월 임금 380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고 24일 밝혔다.

A씨는 서울의 한 지하철역사에서 2년간 교통카드 발매기와 보증금 환급기 등을 맡아 일하면서 승객이 보증금을 돌려받지 않고 두고 간 교통카드를 환급기에 넣어 500원씩 타내는 수법으로 1천812차례 총 90만6천원을 횡령한 혐의로 2014년 약식기소됐다.

서울메트로는 A씨의 부정환급액이 400만원이 넘는다고 고소했으나 검찰과 법원 모두 90만6천원만 인정해 벌금 100만원이 확정됐다.

A씨는 이 일로 파면(해고) 처분을 받자 “회사가 부정환급액이 100만원 이상인 경우에만 파면하기로 기준을 정했는데, 그 금액에 못 미치는 경우에도 파면한 것은 지나치다”고 주장했다.

회사 측은 “그런 징계 기준을 설정한 바 없으며, 인사규정에 따르면 업무상 횡령이나 배임을 저지른 경우 금액을 묻지 않고 파면하게 돼 있으므로 해고는 정당하다”고 맞섰다.

법원은 회사 측의 징계가 형평성에 어긋난다고 봤다.

서울시가 서울메트로와 서울9호선운영주식회사 직원의 교통카드 보증금 부정환급을 조사하고 혐의자의 신분상 조치를 제시한 기준에 ‘100만원 이상 부정환급 인정 혐의자’에만 형사고발 및 파면 조치를 하도록 돼 있다는 점이 주요 근거가 됐다.

서울메트로가 부정환급 행위를 한 111명 중 파면한 직원은 A씨를 비롯해 5명에 불과하고 부정환급액이 100만원 미만인 다른 직원들은 파면 처분을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징계 해고가 징계 대상자로 인정된 근로자들 사이에 형평의 원칙에 어긋나게 이뤄지면 징계권이 남용된 것으로 볼 수 있다”며 “원고를 해고한 것은 징계권의 남용으로 정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어 “해고가 무효이므로 피고는 해고 다음날부터 임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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