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깡패의 역사’…50년대 이정재부터 87년 ‘용팔이’까지

‘정치깡패의 역사’…50년대 이정재부터 87년 ‘용팔이’까지

입력 2016-01-11 16:17
수정 2016-01-11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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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 ‘범죄와의 전쟁’ 후 쇠락…警 “선거철 단속은 ‘무력시위’ 차원”

경찰이 4·13 총선을 앞두고 11일 조직폭력배에 대한 첩보수집 강화를 지시하는 등 이른바 ‘정치깡패’의 선거 개입 사전 차단에 나서면서 우리나라 조폭의 과거 정치개입 사례에 새삼 관심이 쏠린다.

정치깡패의 활동상은 그동안 영화나 드라마를 통해 많이 조명돼 왔다. 특히 과거 독재정권이나 군사정권 때는 정치권에 기생하던 조폭들의 ‘전성시대’였다.

자신의 권력 유지를 위해서는 불법이나 폭력도 서슴지 않은 일부 정치인과 이에 빌붙어 이권 및 세력 확장을 꾀한 조폭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결과였다.

이승만 정권이 장기 집권을 시도하던 1950년대는 정치깡패들이 활개치던 암울한 시기였다.

부산 피란 시절인 1952년 이승만 전 대통령의 재집권을 위해 발의된 발췌개헌안 처리 과정에서 ‘땃벌레’, ‘백골단’, ‘민족자결단’ 등 폭력조직이 동원돼 개헌안에 반대하던 야당 의원들에게 폭력을 행사한 것이 대표적이다.

이후 이정재나 임화수 같은 대표적인 조폭 두목들이 전면에 나섰다. 관제 데모에 동원되거나 야당의 시국집회 등에 폭력배들이 대거 난입해 행사장을 아수라장으로 만드는 일이 허다했다.

1960년 정·부통령 선거를 앞두고 전국의 폭력조직을 규합한 대한반공청년단 창설돼 단원들이 대거 부정선거에 동원됐다. 정치깡패의 정치 개입은 절정으로 치달았다.

이처럼 정권의 비호 아래 활약하던 정치깡패들은 5·16 쿠데타 이후 사회 정화와 민심 수습 차원에서 대부분 정리됐지만, 조폭의 정치 개입은 잦아들지 않았다.

1976년에는 야당인 신민당 전당대회장인 서울시민회관에 서방파 두목인 김태촌이 신민당 비주류의 사주를 받고 부하 150여명을 이끌고 난입, 주류파를 대회장 밖으로 쫓아낸 이른바 ‘신민당 각목 난동사건’이 벌어졌다.

정·재계의 실력자들과 인연을 맺기도 한 것으로 알려진 김태촌은 1986년에는 민중민주당 창당대회장에 부하 수십명과 함께 나타나 세를 과시하기도 했다.

1987년 통일민주당 창당 방해 사건인 이른바 ‘용팔이 사건’도 조폭이 정치에 개입한 유명한 사건 가운데 하나다.

폭력배 두목 김용남의 별명인 ‘용팔이’에서 유래한 이 사건은 1987년 4월 김영삼, 김대중 전 대통령이 주축이 돼 새롭게 출발한 야당인 통일민주당의 전국 20여개 지구당에서 폭력배들이 난동을 부린 사건이다. 이 사건은 나중에 새로운 야당의 출현을 막기 위해 정권 차원에서 기획한 정치공작으로 밝혀지기도 했다.

이러한 정치깡패들의 활동은 1990년 정부 차원의 ‘범죄와의 전쟁’ 당시 조폭에 대한 대대적인 단속으로 인해 급격히 쇠락했다. 전국적 조직을 갖춘 채 정치인과 손을 잡고 정치에 개입하는 사례가 눈에 띄게 사라졌다.

경찰 관계자는 “요새는 선거에 직접적으로 개입하는 사례는 전혀 없다고 보면 된다”며 “굳이 찾는다면 술을 마시고 자신이 지지하는 쪽의 상대방 후보의 현수막을 걷어내는 정도인데 그것도 ‘동네조폭’의 행동”이라고 전했다.

이번 첩보수집 강화 지시도 조폭의 선거 개입 행위가 자주 있었기 때문이 아니라 사전에 그런 행위를 차단하기 위해 형사들이 직접 움직이는 것을 보여주는 ‘무력시위’ 차원이라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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