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히 추모객 발길 이어지는 팽목항

조용히 추모객 발길 이어지는 팽목항

입력 2015-12-06 14:58
수정 2015-12-06 1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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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들 “아직도 장례조차 치르지 못해 답답한 심정”

“‘세월호 가라앉은 지가 언젠데 아직도’라는 분들 있는 줄 압니다. 제 마음도 그래요. 그때가 언젠데 왜 아직도 동생과 조카의 주검조차 찾을 수가 없는 건지….”

보따리를 머리에 인 채 정기 여객선을 기다리는 노인들과 선적을 기다리며 대충 줄지어 선 자동차 대여섯대.

세월호 참사 600일째인 6일, 여느 어촌 항구처럼 무심한 듯 평온한 모습의 진도 팽목항 한켠에는 이날도 노란 리본이 바람에 나부끼고 있었다.

실종자들을 기다리는 것은 비단 노란 리본과 ‘마지막 한 사람이 돌아올 때까지 기다림은 끝나지 않습니다’는 현수막만이 아니었다.

팽목항 임시 숙소에는 권재근씨·권혁규군 친척 권오복(60)씨, 조은화양 부모 조남성(53)·이금희(46)씨 등 실종자 가족과 자원봉사자가 두번째 겨울을 맞고 있었다.

정부 지원은 이미 지난해말부터 끊겼고 진도군도 예산부족으로 충분한 주거 지원을 해주지 못하고 있다. 다만 김장을 했다며 김치 몇포기를 가져다주는 주민 등 십시일반 도움과 4·16 가족협의회 등의 지원으로 힘겹게 겨울나기를 하고 있다.

권오복씨는 “친척들 중에도 여기 있는다고 문제가 해결되는 것도 아니고 이제 그만 올라오라는 사람도 있다”며 “그러나 우리가 진도에서, 거리에서 이렇게라도 안하면 과연 어떻게 됐을까라는 생각이 들어 팽목항을 떠날 수가 없다”고 말했다.

권씨는 “처음에 혼자 따뜻한 방에서 편히 자는 것이 미안해 반년 넘게 불켜진 체육관에서 눈을 붙였는데 어느덧 600일이 지났다”며 “장례도 치르지 못하고 가장 답답한 것은 가족들이다. 불가능한 일을 가능하게 해달라는 게 아니라 정부가 할 수 있는 노력은 외면하지 않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추모객들의 발길도 조용히 이어지고 있었다. 어린 자녀의 손을 잡고 팽목항 등대를 향해 걷는 가족부터 고향에 제사를 지내러 왔다가 희생자들의 명복을 빌어주고자 분향소를 찾은 중년 남성까지 다양하다.

추모객들은 팽목항에 차려진 임시 분향소를 찾아 희생자들의 영정 사진을 향해 국화 한송이와 과자 한봉지 등을 건네며 안타까운 죽음을 위로했다.

팽목항을 찾은 서기훈(38)씨는 “지난해 여름에 처음 왔을 때 실종자 수습이 마무리되고 추모공원같은 시설이 생기면 한 번 찾아와야겠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2년 가까이 진전이 없는 상황을 보니 마음이 묵직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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