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전쟁’ 사라진 강남역’해피존’ 첫날 ‘만족’

‘택시전쟁’ 사라진 강남역’해피존’ 첫날 ‘만족’

입력 2015-10-24 10:32
수정 2015-10-24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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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시가 승객 기다리는 진풍경도’보조금’ 차번호 기록 누락·중복 우려

“여기선 택시 못 타요. 저기 ‘택시 타는 곳’ 해놓은 거 보이시죠? 거기 가서 타시면 됩니다.”

24일 0시가 조금 지난 시간, 서울 강남역 인근 대로변에서 택시를 잡으려던 사람들은 어김없이 노란 조끼를 입은 택시 승차 계도원의 설명을 듣고 발걸음을 옮겨야 했다.

서울시가 전날 오후 11시부터 이날 오전 2시까지 강남역∼신논현역 사이 대로에서 ‘택시 해피존’ 제도를 시행했기 때문이다.

해피존 제도는 연말까지 매주 금요일마다 지정된 6개 구역의 승차대에서만 승객을 태울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승차거부를 엄격히 단속하되 이 지역에서 승객을 태우는 택시에는 조합 자체적으로 한 번에 3천원씩 보조금을 지급하는 것이 골자다.

해피존은 구간 내 양방향에 각각 3곳씩 6곳이 운영됐다. 강남역→신논현역 방면 준오헤어·CGV·롯데시네마 앞과 신논현역→강남역 방면 파고다·지오다노·백암빌딩 앞 등이다.

실제 승객이 가장 붐빈 곳은 양 구간의 중앙 해피존인 CGV 앞과 지오다노 앞이었다.

전날 오후 11시까지만 해도 대부분 해피존의 대기열은 5명 안팎이고 일부 해피존은 승객보다 택시가 많았다.

이 때문에 택시가 승객을 기다리는 진풍경도 벌어졌다. 승객을 태우지 못하고 빈차로 빠져나가는 택시들도 간간이 눈에 띄었다.

지나가는 택시를 세우기 위해 사람들이 늘어서서 행선지를 외쳐대는 금요일 밤의 ‘택시잡기 전쟁’이 잠시나마 사라진 모습이었다.

직장인 구병호(34)씨는 “이 구간에서 해피존 제도를 운용하는 것은 괜찮은 시도라고 생각한다”며 “기존에는 사무실에서 콜택시를 부르고서 나왔는데 지금은 그냥 나와도 조금만 기다리면 곧바로 택시를 탈 수 있어서 편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자정이 지나 야근·술자리를 마치고 귀가하는 승객이 늘면서 24일 0시20분께 CGV 앞과 지오다노 앞 해피존에는 50여명이 장사진을 치고 택시를 기다릴 정도로 승객이 몰렸다.

택시가 부족하지는 않았지만 승객이 줄지어 있다가 한 팀씩 타는 바람에 대기 시간이 길어졌다. 하지만 여전히 시민들은 새 제도를 환영한다는 반응이 많았다.

박서희(25·여)씨는 “제도를 운용하는 줄 몰랐는데, 지정된 곳에서만 탈 수 있는 것은 다소 불편하지만 승차거부를 하지 않으니 약간 기다리더라도 새 제도가 좋은 것 같다”면서 “수원역에서는 이미 비슷한 제도를 운용 중이다”라고 설명했다.

노우영(29)씨는 “친구가 집이 선릉역 인근이라 늘 택시 잡는 데 애를 먹었는데, 지금은 조금 기다린다고는 해도 승차거부가 없고 택시를 탈 수 있다는 보장이 있어 새 제도가 더 낫다”고 말했다.

그러나 아직 홍보가 부족한 점이나 운영상 허점도 눈에 띄었다.

상당수의 택시 기사는 계도원에게 승객을 어디서 태울 수 있는지 이게 언제부터 시작된 제도인지 물었고, 승객들도 아무 데서나 택시를 타려다 계도원들의 설명을 듣고 자리를 옮겨야 했다.

해피존 앞에는 택시 조합에서 나온 계도원들이 승객을 태우는 택시의 차량 번호를 일일이 손으로 적는 모습이 보였다. 조합이 지급하는 건당 3천원의 보조금을 주기 위해서다.

그러나 여러 명이 수기로 적다 보니 기록이 중복되거나 누락될 우려도 있어 보였다.

뿐만 아니라 이날 계도원으로 나온 서울시 공무원과 택시 조합 관계자들이 50명이나 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향후 연말까지 이와 같은 계도가 현실적으로 지속될 수 있을지 의문이 들기도 했다.

현장에 나온 양완수 서울시 택시물류과장은 “일단 상황과 추이를 지켜보고 향후 계도 방식이나 수기 기록 방법 등을 검토하겠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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