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홀리데이 시나리오 작가 ‘국보법 위반’ 무죄

영화 홀리데이 시나리오 작가 ‘국보법 위반’ 무죄

입력 2015-02-25 10:17
수정 2015-02-25 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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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국보법은 명백한 위험성 있을 때 제한해 적용”

2006년 개봉한 배우 최민수·이성재 주연의 영화 ‘홀리데이’는 실화인 탈주범 지강헌 사건을 다룬 인질극이다.

영화는 올림픽으로 떠들썩했던 1988년 서울 도심에서 벌어진 인질극을 통해 당시 ‘보호감호제도’의 폐해와 ‘무전유죄 유전무죄’로 불린 불합리한 사법부 관행을 고발했다.

이 영화의 시나리오를 쓴 윤재섭(52)씨는 대학 시절부터 북한체제를 비롯한 사회주의에 관심이 많았다.

전남대에 재학하던 1989년 인문대 예비역협의회 의장으로 당시 최대 학생운동 조직인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전대협) 활동을 하며 50여 차례 집회에도 참가했다.

2011년 김정일이 사망하자 윤씨는 포털사이트에 개설한 자신의 블로그에 ‘김정일 위원장 서거 세계가 애도!’, ‘삼가 김정일 국방위원장님의 영면을 고개 숙여 빕니다’라는 애도의 글을 남기기도 했다.

윤씨는 2013년 2차례에 걸쳐 경찰의 압수수색을 당했고, 수사 결과 국가보안법위반(찬양·고무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윤씨는 2010∼2012년 자신의 인터넷 블로그에 “김정일 위원장의 결심에 따라 (북한의) 핵확산이 실현되고 미국이 군사적 지배력을 잃게 된다”는 내용을 올리는 등 총 53차례에 걸쳐 북한을 찬양하는 게시물을 배포한 혐의로 기소됐다.

또 45차례에 걸쳐 북한의 주장에 동조하는 내용의 게시물을 스크랩하는 방식으로 블로그에 보관하고, ‘김일성 선집 1’ 등 북한의 주체 사상이 담긴 서적 20권을 집에 보관한 혐의 등도 받았다.

검찰은 재판에서 윤씨가 국가의 존립이나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위태롭게 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반국가단체인 북한의 활동을 찬양했고 또 이에 동조할 목적으로 이적표현물을 반포했다고 주장했다.

반면 윤씨는 “북한의 실상을 알 수 있는 자료를 모아 블로그에 게시했다”며 “블로그 방문자들에게 북한에 관한 자료를 제공할 생각이었을 뿐”이라고 맞섰다.

1심 재판부는 “피고인이 공소사실에 적시된 파일이나 서적 등을 반포하거나 소지한 사실은 인정된다”면서도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인이 이적행위를 할 목적으로 이 자료들을 반포하거나 소지했다는 점을 인정하기 부족하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항소심 재판부인 인천지법 형사1부(김수천 부장판사)도 최근 윤씨의 주장을 받아들이며 검찰의 항소를 기각했다.

재판부는 25일 “피고인이 게시한 글의 상당 부분은 다른 인터넷 카페나 블로그에서 스크랩해 온 글이고 대부분 비공개로 해 놓았다”고 판단했다.

이어 “피고인이 다른 이적단체에 가입해 활동했거나 그 구성원들과 접촉했다는 증거가 없다”며 “국가보안법은 국가의 존립·안전이나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실질적 해악을 끼칠 명백한 위험성이 있는 경우에 한해 제한적으로 적용돼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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