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교육청에 ‘유치원 중복지원’ 제보 잇따라

청와대·교육청에 ‘유치원 중복지원’ 제보 잇따라

입력 2014-12-14 00:00
수정 2014-12-14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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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락자녀 추가합격 기대하는 학부모도 있어

서울 시내 유치원의 2015학년도 원아모집 추첨이 마감된 가운데 유치원이 중복지원을 받아 준 사실을 청와대와 서울시교육청에 제보하는 학부모들이 잇따르고 있다.

교육 당국의 방침을 따르지 않고 ‘꼼수’로 합격한 부모들에 대한 불만에다 중복지원자들의 합격이 취소되면 자기 자녀가 원하는 유치원에 추가합격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때문으로 풀이된다.

14일 한 학부모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중복지원을 한 학부모가 그렇게 하지 않은 학부모보다 몇 배는 많다”면서 “교육청에 중복지원을 받아 준 주변 유치원의 이름과 지원자 수를 모두 알려줬다”고 밝혔다.

해당 유치원 원장이 중복지원자 이름을 뺀 명단을 교육청에 제출하면 수가 맞지 않아 곧장 들통나도록 했다는 것이다.

한 인터넷 카페에서는 “청와대 국민 신문고에 유치원 명단과 지원 인원 등을 올리자”는 글이 게시돼 주목받기도 했다.

글을 올린 학부모는 “내 자녀가 추가합격할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중복지원으로 합격했다는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기분이 나쁘다”면서 “지원자 명단을 안 보내고 폐기하는 유치원도 있다고 하니 이들이 최대한 적발되도록 돕자”고 적었다.

그러자 이에 동조한 일부 학부모들이 잇따라 청와대와 교육청에 주변 유치원의 중복지원 여부를 확인해달라는 민원을 제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서울시교육청에는 단속 민원이 쇄도하고 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최근 접수되는 민원은 중복지원을 단속해 달라는 내용이 주를 이루고 있다”고 밝혔다.

교육청은 15일까지 지역교육지원청별로 관할 유치원의 지원자 명단을 취합한 뒤 중복지원자를 걸러낸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실무자들은 내심 고민이 큰 모양새다.

일단 학부모가 여러 곳의 유치원에 지원할 때 자신의 이름이나 자녀의 생일을 다르게 쓴 경우 중복지원을 적발하기 어렵고, 유치원이 ‘학부모들이 개인정보 제공에 동의하지 않았다’는 핑계로 명단제출을 거부하거나 일부만 제출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설사 중복지원을 100% 잡아낼 수 있다고 해도 문제는 남는다.

서울시교육청의 중복지원 시 입학취소 방침이 언론보도로 널리 알려진 시점이 너무 늦어 학부모들에게 충분히 홍보가 되지 않았고, 발표 직후 황우여 교육부 장관이 “중복지원으로 합격을 취소할 법적 근거가 없다”고 발언하면서 빚어진 혼선 때문에 선의의 피해자가 발생할 가능성이 큰 탓이다.

익명을 요구한 교육청 관계자는 “악의적인 중복지원자와 어쩌다 중복지원을 하게 된 학부모를 완벽하게 가려낼 수 없는 상황”이라고 털어놓았다.

이런 까닭에 교육계에서는 강경 대응 방침을 천명한 교육청이 중복지원자 중 극히 일부만을 걸러내 입학을 취소하는 데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다.

한 교육 전문가는 “졸속 정책에 교육수장들의 엇박자까지 겹치면서 문제를 풀 방법이 사라진 느낌”이라면서 “중복지원을 한 부모도, 하지 않은 부모도 모두 피해자인 셈이고 정부의 교육정책은 따르는 사람만 손해라는 또 다른 사례가 될 공산이 크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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