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청 ‘중복지원 입학취소’ 경고…유치원 “글쎄요”

교육청 ‘중복지원 입학취소’ 경고…유치원 “글쎄요”

입력 2014-12-07 00:00
수정 2014-12-07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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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유치원 “지원자 정보 안 넘긴다” 학부모 부추겨

“정보제공 동의서 사인 안 하셨죠, 어머님? 그러면 전혀 신경 쓰실 필요 없어요.”

서울 지역 유치원들의 2015학년도 원아모집 추첨이 4일 시작된 가운데 서울시교육청의 ‘중복지원 시 입학취소’ 방침에 일부 유치원이 공공연히 맞서는 모양새다.

7일 교육계에 따르면 지난 4∼5일 진행된 사립유치원 추첨에서 상당수 학부모가 교육청 방침을 무시한 채 하루에 두 곳 이상 중복지원한 유치원에서 추첨권을 뽑았다.

이는 일부 유치원들이 ‘지원자 정보를 교육청에 넘기지 않겠다’며 중복지원을 부추겼기 때문이라는 증언이 나오고 있다.

지난 3일 교육청은 시내 유치원에 중복지원이 드러난 원생의 입학을 취소한다고 경고하며 이달 15일까지 지원자 명단을 모두 제출하라는 내용의 공문을 보낸 바 있다.

명단을 분석해 중복지원 여부를 밝혀내겠다는 취지이지만, 일부 유치원들은 학부모가 정보제공에 동의하지 않았다는 핑계로 명단 제출을 거부할 태세다.

직장에 다니며 아이를 키우는 학부모 A씨는 교육청의 엄포에 놀라 부랴부랴 한 곳만 남기고 다른 유치원의 입학 지원을 취소했지만 유치원장으로부터 “정보제공에 동의한 적이 없으니 지원자 정보를 교육청에 제출할 필요가 없고, 이 때문에 중복지원해도 상관없다”는 말을 들었다.

A씨는 “지인도 어린이집에서 비슷한 얘기를 들었다”며 “애초에 교육청 말을 믿고 다른 곳의 지원을 취소한 내가 바보였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다른 학부모 B씨는 “주변에 중복지원자는 당첨되고 하나씩 지원한 사람들은 모두 떨어졌다”면서 “추첨 전 중복지원 관련 질문이 많았는데, 원장 선생님이 ‘이 문제로 학부모에게 불이익이 가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한 어린이집 추첨 현장에서는 일부 학부모가 “지원할 때 개인정보 활용에 동의하지 않았는데 교육청에 마음대로 명단을 넘긴다면 유치원도 소송감”이라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이러한 문제는 소위 ‘비인기’ 유치원에서 더욱 심각한 것으로 보인다.

내년 다섯 살이 되는 아들을 키우는 주부 김모(35·여)씨는 “살펴보니 누구나 못 가 안달인 ‘갑’ 유치원들은 대부분 교육청 방침에 따르겠다는 입장이지만 그렇지 못한 유치원들은 원아모집 실패를 걱정한 탓인지 중복지원을 열어 놓는 모양새”라고 전했다.

한편에서는 중복지원 시 입학취소 여부에 대한 교육청 발표와 황우여 교육부 장관의 발언이 엇갈려 발생한 혼란 때문에 억울한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익명을 요구한 유치원 교사는 “황 장관이 (지난 3일 국회에서) 중복지원으로 합격을 취소할 법적 근거가 없다고 말해 지원을 취소하지 않고 4일 오전 추첨에 참여했는데, 그날 오후 4시 넘어서 교육청이 다시 입학취소 방침을 재확인하는 바람에 혼선을 겪은 학부모들이 적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경우도 취소 대상이 되는지 물어보시는데, 저희도 딱히 드릴 수 있는 말씀이 없어 답답하다”고 덧붙였다.

이런 가운데 중복지원으로 자녀가 원하는 유치원에 합격한 학부모들도 하나 둘 나타나고 있다.

실제 한 인터넷 카페에는 “지역에서 인기 높은 유치원 두 곳에 중복지원해 모두 당첨됐는데 비용이나 교육내용, 교사의 수준 측면에서 어느 곳이 더 좋을지 고민 중”이란 학부모의 글이 올라 논란이 일었다.

서울 시내 사립유치원은 지난 4∼5일 가∼나군 추첨에 이어 오는 10일 다군 추첨을 한다. 공립유치원 가·나군은 각각 10일과 12일에 추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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