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조의혹’ 문서 3건 전부 국정원 협조자 개입 정황

‘위조의혹’ 문서 3건 전부 국정원 협조자 개입 정황

입력 2014-03-10 00:00
수정 2014-03-10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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檢, 선양영사관에 ‘사실조회서’ 팩스 보낸 협조자 추적

서울시 간첩사건 증거조작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이 중국 허룽(和龍)시 공안국 명의의 사실조회서에도 국가정보원 협조자가 개입한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동안 공식 외교경로를 거쳐 입수된 것으로 알려진 이 문건과 국정원 협조자의 연관성이 확인될 경우 유우성(34)씨의 간첩 혐의를 짜맞추기 위해 국정원이 조직적으로 증거를 조작했다는 의혹에 무게가 실릴 전망이다.

10일 검찰 등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진상조사팀(팀장 윤갑근 검사장)은 이인철 영사를 비롯한 국정원 대공수사팀 직원들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이 영사가 국정원 협조자로부터 사실조회서를 건네받아 검찰에 제출했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허룽시 공안국의 사실조회서는 유씨가 2006년 5∼6월 두 차례에 걸쳐 북한에 들어갔다는 내용의 출입경기록을 발급한 적이 있다고 확인하는 내용이다.

애초 검찰과 국정원은 이 문건의 경우 위조 의혹이 제기된 다른 2건의 문서와 달리 대검찰청과 외교부, 선양 총영사관 등 공식 외교경로를 거쳐 입수했다고 주장해 국정원 협조자가 끼어들 여지가 없는 것으로 간주돼 왔다.

조백상 선양 총영사를 비롯한 외교부 관계자들 역시 이 문서만은 검찰의 요청에 따라 선양총영사관이 직접 발급받은 공식 문서이기 때문에 위조됐을 개연성이 거의 없고 논란 자체가 이해되지 않는다는 입장이었다.

그러나 검찰은 이 영사가 처음 사실조회서를 전송받을 당시 사용된 팩스가 허룽시 공안국 명의의 팩스번호가 아닌 점으로 미뤄 국정원 협조자가 허위로 꾸민 사실조회서를 보낸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검찰은 이 영사가 허룽시 공안국이 아닌 다른 곳의 팩스번호가 찍힌 문건을 포함한 2건의 사실조회서를 국내에 전달하는 과정에서 국정원 본부 차원의 지시나 승인이 있었는지도 확인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사실조회서 회신과 관련해 국정원 협조자의 개입 여부를 묻는 질문에 검찰 관계자는 “확인하는 과정에 있다”고 말했다.

검찰은 중국 측이 위조라고 밝힌 3건의 문서 중 싼허(三合)변방검사참의 정황설명에 대한 답변서가 위조됐다는 국정원 협력자 김모(61)씨의 진술을 이미 확보했다.

여기에 허룽시 공안국의 사실조회서마저 국정원 협력자가 개입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조작 가능성이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

2개 문서 모두 유씨의 간첩 혐의 유무를 가리는 핵심 증거인 출입경기록을 뒷받침하기 위한 것인 만큼 출입경기록 자체도 조작됐을 개연성이 커졌다.

검찰은 이미 해당 출입경기록을 입수해 검찰에 넘긴 또다른 국정원 협력자를 특정하고 문서의 진위를 가리기 위해 소재를 파악 중이다.

수사 체제로 전환한 검찰은 이들 국정원 협력자와 함께 이들을 접촉한 국정원 대공수사팀 관계자들을 잇따라 소환해 문서 위조를 요구했는지, 지시하지는 않았더라도 사후에 위조 사실을 인지했는지 등을 추궁할 계획이다.

이 과정에서 증거조작에 관여한 혐의가 드러나면 국정원 직원과 협력자들은 참고인에서 피의자로 신분이 전환되고 개입 정도에 따라 엄중한 사법처리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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