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 고발] ‘승용차 쌩쌩, 버스 엉금엉금’버스전용차로의 역설?

[1분 고발] ‘승용차 쌩쌩, 버스 엉금엉금’버스전용차로의 역설?

입력 2014-02-12 00:00
수정 2014-03-14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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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산1호터널에서 명동 중앙극장 구간 버스들이 정상속도를 내는 일반 차로와는 달리 길게 줄지어 있다.
남산1호터널에서 명동 중앙극장 구간 버스들이 정상속도를 내는 일반 차로와는 달리 길게 줄지어 있다.


버스전용차로는 대중교통 수단 이용객을 최대한 배려하기 위한 제도다. 특히 차들이 몰리는 출퇴근 시간대에 매일 차를 타야하는 직장인이나 학생들에겐 더할나위 없이 고마운 존재다. 서울시의 지난 해 분석 자료에 따르면 중앙버스전용차로 개통 후 버스 통행속도는 개통 전 약 15km/h에서 20km/h 내외로 평균 30%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런 버스전용차로의 취지를 무색케 하는 곳이 있다. 가장 대표적인 곳이 서울 남산 1호터널에서 옛 중앙극장까지 이어지는 구간의 중앙버스전용차로다. 이곳에선 전용차로가 버스 이용객에게 편의를 제공하기는 커녕 오히려 ‘교통지옥’을 체험케 하는 곳이다.

지난 10일 아침 8시부터 9시까지 약 1시간 동안 명동 중앙극장 앞을 관찰해보았다. 분당에 사는 기자가 탄 버스는 남산 1호 터널 출구를 나서자 마자 지체하기 시작한다. 중앙버스전용차로에는 이미 버스 수십대가 열차처럼 길게 늘어서 있다. 앞을 막은 버스를 따라 20~30m 가다가 다시 서고 하는 과정을 몇 번이나 반복한다.

버스들은 중앙극장 앞에 설치된 정류장에 정차하기 위해 꼼짝 없이 수백미터 전부터 대기할 수 밖에 없다. 이곳 정류장의 승강장은 버스 5~6대 정도만 겨우 수용할 수 있다. 때문에 승객을 내려준 버스가 출발해 자리를 비워주면 그제서야 대기하던 버스가 승강장으로 들어온다. 남산터널을 벗어나 1km 남짓한 거리를 이렇게 오다 보면 10분을 넘기기 일쑤다. 지체가 심할 경우엔 15분이 걸리기도 한다.



역설적인 것은, 이 구간의 일반차로를 달리는 승용차와 택시 등은 대개 정상적인 교통흐름을 보인다는 점이다. 버스 흐름을 원활하기 위한 전용차로가 이곳에서 만큼은 오히려 버스에게 족쇄가 되는 셈이다. 버스들은 버스관리시스템(BMS)으로 제어되고 있기에 중앙차로를 벗어날 수도 없다.

이런 현상이 일어나는 가장 큰 원인은 이 구간을 지나는 버스가 많기 때문이다. 강남에서 한남대교를 건너 강북으로 넘어온 대부분의 버스가 이곳을 지나간다. 특히 판교, 분당, 용인, 동탄, 광교 등 경기 남부 신도시와 서울 강북을 연결하는 광역버스들이 많다.

분당 구미동에서 서울 광화문으로 출퇴근 하는 직장인 김모씨(37)는 “고속도로에서 버스전용차로로 시원하게 오다가 이곳에서 시간을 다 허비한다”며 “승강장을 대폭 확장하든지, 전용차로를 폐쇄하든지 서울시 차원에서 근본 해결책을 마련해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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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성호PD sungh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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