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아동시설 보조금으로 억대 ‘쌀깡’

강남아동시설 보조금으로 억대 ‘쌀깡’

입력 2014-01-21 00:00
수정 2014-01-21 0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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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용도로 못쓰는 아동생계비 월 60~70포대 싼 값에 되팔아

입소 어린이를 위해 써야 하는 아동생계 보조금으로 매입한 쌀을 ‘깡’(할인) 방식으로 현금화해 다른 용도로 사용한 아동복지시설이 적발됐다.

서울시는 지난해 9~10월 강남구 소재 A아동복지시설을 감사한 결과 이 같은 내용을 확인하고 해당 시설장과 직원 1명을 형사고발하고 관할 구청에 중징계를 요청하는 한편 법인 임원 3명에 대해 해임 명령 또는 권고 조치를 내렸다고 20일 밝혔다. 관리를 소홀히 한 공무원 6명에 대해서는 훈계 또는 주의 조치토록 했다. 이와 함께 시효가 남아 있는 1억 270여만원을 환수했다.

시에 따르면 주식비, 부식비, 연료비, 피복비 등 지방정부가 보조하는 아동생계비는 인건비·관리비 등 다른 용도로 전용할 수 없게 규정돼 있다. 그런데 A시설은 2005년부터 매달 강남구로부터 받아 온 아동생계비 850만원 가운데 일부로 20㎏짜리 쌀 60~70포를 매입한 뒤 시설로 가져오지 않고 시세보다 싼 값에 양곡도매시장에 되판 것으로 드러났다. 이렇게 감사 직전까지 매입한 쌀은 모두 1억 2956만원어치로 파악됐다.

시 관계자는 “쌀을 할인 판매해 현금화한 뒤 난방비로 사용했다고 변명하고 있으나 도시가스 사용료도 운영비로 지급받고 있어 신빙성이 없다”고 말했다. 시설장은 또 아동생계비 중 414만원을 자신의 옷을 구입하는 등 사적 용도로 쓰기도 했다. 시설 운영 과정에서 적립한 각종 포인트도 개인적으로 사용했고, 직원들로부터 식대를 받아 챙기면서도 직원 식대 지출은 보조금으로 충당했다.

또 각각 전 이사장과 전 시설장으로 아버지와 어머니인 법인 임원들과 간병인도 시설에 함께 거주시키며 아동생계비를 이들의 식비나 공과금, 세금 체납 가산금 등으로 썼다. 후원금도 예외는 아니었다. 2009년부터 후원받아 사용한 상품권 1521만원 중 418만원, 후원금 963만원 중 220만원은 시설장이 개인 용도로 사용했다. 용산구 B아동복지시설도 입소 아동 생계비 중 일부를 직원 식비로 사용했다가 적발됐다. 마포구 C아동복시지설과 강동구 D아동복지시설도 식자재 납품 업체를 수의 계약으로 정하거나 가정학습지 교사에 대한 성범죄 경력을 조회하지 않고, 후원금 수입·지출을 부적절하게 관리했다는 이유 등으로 행정 처분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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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2014-01-21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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