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행부 징계 요구에…광주 지자체 ‘끙끙’

안행부 징계 요구에…광주 지자체 ‘끙끙’

입력 2013-10-13 00:00
수정 2013-10-13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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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명 ‘배제징계’ 요구, 공무원노조 강경대응 방침

안전행정부가 광주 지역 공무원 노동조합 지부장 4명(동구·서구·북구·광산구)을 중징계하라고 요구한 데 대해 지방자치단체가 진퇴양난에 빠져 있다.

안행부는 지난달 25일 ‘귀태가’ 현수막 게시와 을지연습 문제점 지적 유인물 배포를 이유로 전국공무원노조 광주지역본부 지부장 4명에 대해 파면이나 해임에 해당하는 ‘배제징계’를 하도록 요구하는 공문을 광주시 등에 발송했다.

안행부는 남구 지부장과 광주본부 노조위원장 역시 중징계하도록 요구했으며 업무관리 소홀 책임을 물어 광주시 행정부시장은 주의, 시 안전행정국장과 5개 구 부구청장은 훈계 조치했다.

지자체들은 노조의 심한 반발을 우려하면서도 안행부 지시를 무시할 수도 없어 눈치만 살피고 있는 실정이다.

◇ 지자체 “안행부, 입증자료 안 보내 징계 진행 못 해”

지자체들은 안행부의 요구가 전달된 이상 징계 절차를 밟을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일선 구 관계자들은 과거 노조지부장이 선거운동에 개입했다가 파면된 사례를 들어 징계 근거가 명백하다면 파면, 해임 등 배제징계가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다.

지자체들은 수위를 낮춰서 징계 조치를 한다면 노조, 안행부 양쪽에서 공격받을 수 있다는 점도 우려하고 있다.

문제는 징계 시점이다.

지자체들은 서로 “우리 구가 앞장서지는 말자”는 입장을 견지하며 공무원노조나 안행부의 관심 대상이 되는 것을 꺼리고 있다.

안행부가 명백하게 혐의 사실을 입증할 수 있는 입증 자료를 보내지 않았으며 수사결과도 나오지 않은 상태라는 점도 징계 절차를 진행할 수 없는 주요 근거가 되고 있다.

일선 구청의 한 관계자는 “자체 조사를 시행해 안행부가 애초 요구했던 10월 30일까지 징계를 의결하는 것은 무리”라며 “이번 주 중 안행부 관계자가 광주시를 방문, 시의 입장 등을 청취하기로 했으나 이뤄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광주 일선 구 관계자들은 안행부에 노조원들의 혐의 사실을 입증할 수 있는 자료를 보내달라는 내용의 협조요청공문을 발송할 예정이다.

◇ 경찰, 압수수색 후 한 달째 수사 진행 중

노조사무실과 관계자 소속 부서에 대한 압수수색까지 펼쳤던 경찰 역시 한 달째 뚜렷한 수사 성과를 내놓지 못하고 있다.

광주 북부경찰서와 광산경찰서는 지난달 10일 북구청 전산 부서, 노조사무실, 노조 간부 소속 부서 등 6개 부서와 광산구청노조사무실, 노조지부장 및 사무국장의 소속부서 책상 등 3개 부서에 대한 압수수색을 단행했다.

그러나 경찰은 한 달째 “수사를 진행 중”이라고만 밝힐 뿐 노조원들의 컴퓨터에서 핵심 단서를 찾아내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에 피의자 신분으로 불구속입건됐던 일부 간부들과 출석요구에 응한 다른 노조원들은 현재까지 수차례 이뤄진 조사에서 모두 묵비권을 행사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애초 이들 행위가 공무원의 단체행동 및 정치활동을 금하는 지방공무원법 57조(정치활동의 금지)와 58조(집단행위의 금지)에 명백하게 해당한다고 밝혔으나 아직 이렇다 할 증거를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 노조 강경 대응…구청장 면담 및 대규모 항의집회 가능성도 있어

전국공무원노조 광주지역본부는 압수수색 직후 수차례 기자회견을 열고 “국정원 부정선거로 위기에 몰린 현 정권이 공무원 노동조합에 대한 탄압으로 그 돌파구를 찾는 것”이라며 안행부의 징계방침과 경찰조사를 강하게 비판해왔다.

전공노 광주본부는 “선전물에 을지훈련에 반대한다는 내용이 없고 대통령을 ‘귀태’라고 비하한 적이 없는데 사실을 왜곡·날조해 공문을 만들어 보낸 것은 안행부의 분명한 허위공문서 작성”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경찰이 압수수색의 근거로 지방공무원법 57조(정치활동의 금지)를 적용한 데 대해 “현수막에는 국정원의 부정선거를 풍자한 ‘귀태가’의 한 소절이 있었을 뿐”이라며 깨끗한 공직사회를 만드는 것을 목적으로 한 공무원 노조가 국정원 공무원의 선거개입을 비판한 것은 정치개입으로 볼 수 없다고 강조했다.

노조는 경찰이 압수수색 과정에서 피의자가 아닌 사람과 물건에 대해 불법 압수수색을 진행했다며 광주지방법원에 압수수색 처분 취소 또는 변경을 청구하는 준항고를 제기한 상태다.

노조 측은 최근 각 구청장 면담을 통해 안행부의 징계 요구를 거부할 것을 요청하는 한편 구의회 의장들을 만나 안행부 징계 요구 공문 철회를 요구하는 결의안을 발표해줄 것을 요청하기도 했다.

현재 각 구의회에서는 임시회 본회의에서 결의안 채택 여부를 논의 중이며 북구의회는 11일 “공무원노조 간부 중징계 요구 철회 건의안”을 채택해 대통령, 국무총리, 안전행정부장관, 국회의장(안전행정위원회위원장), 광주광역시장, 광주 5개 구청장에게 발송하기로 했다.

노조는 향후 각 구의 징계 진행 상황에 따라 특정 구청 앞에서 점심시간을 이용해 대규모 집회를 여는 등의 항의 표현을 하는 것을 논의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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