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교과서 7종 필자 “교육부 수정지시 안 따르겠다”

역사교과서 7종 필자 “교육부 수정지시 안 따르겠다”

입력 2013-09-15 00:00
수정 2013-09-15 1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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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교과서 문제 개입, 검인정제도 정신 훼손”

교학사 교과서를 제외한 나머지 7종의 한국사 교과서 집필자들이 교육부가 한국사 교과서 8종을 재검토하겠다는 것은 검인정제도의 정신을 훼손시키는 것이라며 교육부의 수정 지시를 따르지 않겠다고 15일 밝혔다.

고등학교 한국사 교과서 집필자 협의회는 이날 서울 정동 프란치스코 교육회관 내 한 카페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검정취소 요구를 받을 만큼 부실한 교과서와 같은 취급을 받는 것에 참을 수 없는 허탈감과 모욕감을 느낀다”며 이같이 밝혔다.

집필자 협의회에는 금성출판사, 두산동아, 리베르스쿨, 미래엔, 비상교육, 지학사, 천재교육 등 7개 출판사 교과서의 집필자들로 구성됐다.

이들은 “수정보완 작업을 위해 교육부와 국사편찬위원회가 전문가협의회를 구성하겠다는 것은 검인정제도의 정신을 훼손시키고 재검정을 하겠다는 것이나 다를 바 없다”며 “교육부의 수정 권고나 지시를 따르지 않을 것이고 이를 강행한다면 행정소송을 비롯해 모든 법적인 조처로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천재교육 교과서 대표 집필자인 주진오 상명대 교수는 “사실 오류가 있는데 그것을 고치지 않겠다는 의미가 아니다”며 “자체적으로 수정할 기회와 방식이 있는데 정부가 개입해서 재검정에 가까운 절차를 하겠다는 것을 거부하겠다는 것”이라고 수정지시 거부의 의미를 설명했다.

주 교수는 특히 “전문가협의회를 구성하는 것은 정부가 직접 교과서 문제에 개입해 이것저것 고치라고 하겠다는 것”이라며 “교과서에 문제가 있다면 검정심의위원회가 하면 된다”고 덧붙였다.

앞서 금성교과서의 한국 근현대사 교과서가 ‘좌편향’ 논란이 있었을 당시 교육과학기술부는 역사교과 ‘전문가협의회’의 검토를 거쳐 29개 항목에 수정지시를 내렸고, 대법원은 올해 2월 “검정절차상 교과용도서심의회 심의에 준하는 절차를 거쳐야 한다”며 전문가협의회 절차를 위법한 것으로 판단한 바 있다.

협의회는 “교과서 채택 마감을 한달 이상 연기하겠다는 것은 ‘교과용 도서에 관한 규정’에 어긋나는 것으로, 이는 법을 어겨가면서까지 교학사에 또 다른 특혜를 주겠다는 편파행정”이라고 지적하면서 종전 교과서 선정 일정을 지킬 것을 촉구했다.

집필자 협의회는 “일부 극단적 세력들이 우리 교과서를 좌편향 교과서라고 터무니없이 매도하는 명예훼손 행위가 계속된다면 앞으로 엄중한 법적 책임을 묻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주 교수는 “검정을 받아본 경험에 의하면 교학사 교과서가 검정을 통과한 것은 특혜”라며 “앞으로 역사교과서를 쓰시는 분이 인터넷의 내용을 그대로 가져다 쓰고 사진 출처를 찾으려고 노력하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할까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 책에 담겨 있는 역사관도 대단히 위험하다”며 “대한민국 역사 교과서로서 서로 공유할 수 있는 가치를 훼손하고 부정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앞서 지난 11일 교육부는 ‘우편향’·사실오류 논란을 빚은 교학사의 고교 한국사 교과서를 비롯해 최근 검정 합격한 한국사 교과서 8종을 이달 말까지 모두 수정·보완키로 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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