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금 야근 금지”…서울시 ‘가족의 날’ 겉돈다

“수·금 야근 금지”…서울시 ‘가족의 날’ 겉돈다

입력 2013-05-22 00:00
수정 2013-05-22 0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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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 “퇴근 늦는 간부 많아…점검 후 명단 공개”

매주 수요일과 금요일에 야근을 금지하는 서울시의 가족친화 정책이 도입 취지와 달리 겉돌고 있다.

22일 서울시에 따르면 시는 가족친화 분위기 조성을 위해 지난달 12일부터 매주 수·금요일을 가정의 날로 정하고 오후 7시부터 신청사와 서소문별관 실내 전등과 옥외 야간조명을 끄고 있다.

가정의 날에는 초과근무를 해도 수당이 지급되지 않는 것은 물론 저녁때 구내식당과 체력단련실도 운영되지 않는다.

수·금요일에는 야근을 하지 말고 ‘가족과 함께 저녁이 있는 삶’을 보내라는 취지다.

그러나 현장에서는 늦은 시간까지 필요 이상으로 자리를 지키는 일부 간부들과 업무 관행 때문에 제대로 정착되지 않고 있다는 목소리가 곳곳에서 나온다.

서울시공무원노동조합은 최근 ‘눈치 안 보고 퇴근할 수 있는 그날까지’라는 제목의 공지문에서 “아직도 늦은 시간까지 필요 이상으로 자리를 지키는 일부 간부들 때문에 직원들의 삶의 질이 저하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20일부터 6월 10일까지 3주간 주무과장을 포함한 3급 이상 간부들이 오후 8시 이전에 퇴근하는지 직접 확인할 예정”이라며 “특별한 일이 없는데도 일찍 퇴근하지 않는 간부가 있다면 1차로 퇴근을 권유하고 이후에도 지속되면 명단 공개 등의 조치를 취하겠다”고 경고했다.

앞서 노조는 작년 12월 업무 경감을 위한 업무혁신 신고센터를 개설했다. 센터는 불필요하게 자리를 지키고 퇴근하지 않는 간부, 업무경감 계획 취지에 어긋나게 과다한 업무를 지시하는 간부들의 행태 변화를 파악 중이다.

대부분의 직원은 가족의 날을 긍정적으로 평가하지만 일부 부서에서는 밀린 업무나 보고서 제출 기한 임박 등의 이유로 스탠드 조명을 별도로 구입, 침침한 눈을 비벼가며 야근을 하기도 한다.

한 주무관급 직원은 “예전과 달리 가족의 날에 일찍 퇴근해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는 분위기가 서서히 만들어지고 있지만 여전히 상사보다 먼저 퇴근하려면 눈치가 보여 미적거린다”고 털어놨다.

다른 사무관급 직원도 “밀린 업무가 많은데 강제적으로 소등한다고 퇴근하기는 사실상 힘들다”며 “최소한 급한 일은 처리할 수 있도록 일제히 소등한 뒤 필요한 사람만 점등할 수 있도록 해주는 등 탄력적으로 근무할 수 있도록 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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