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무등록 ‘개’로 한정, 집집마다 단속은 누가?

의무등록 ‘개’로 한정, 집집마다 단속은 누가?

입력 2012-09-29 00:00
수정 2012-09-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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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 목적… 3개월 넘으면 대상

서울시가 28일 공포한 동물보호조례는 애완동물 등록제를 의무화해 길에 버려지는 동물을 줄인다는 것이 골자다. 동물을 인간들의 필요에 따른 소모품이 아닌 반려동물로 인정하고 더 큰 책임감을 갖자는 취지다. 그러나 의무 등록이 개에만 적용되고, 등록 여부에 대한 단속도 사실상 불가능해 실효성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해당 조례에 따르면 내년 1월부터 반려를 목적으로 3개월령 이상 된 개를 기르는 사람들은 동물병원이나 동물보호센터 등에 동물을 등록해야 한다. 또 동물을 잃어버렸거나 동물이 죽었을 때도 자료를 지참해 이 사실을 알려야 한다. 사람이 태어나거나 죽으면 출생·사망 신고를 하는 것과 같은 이치다.

등록된 동물은 목 주변 피부 밑에 주민등록증과 비슷한 전자식별칩을 심는 방식으로 관리한다. 시는 등록제가 실시되면 길에 버려지거나 주인을 잃어버리는 개가 큰 폭으로 줄 것으로 보고 있다. 시에 따르면 지난해에만 유기견 중 주인을 찾지 못한 4365마리가 보호소에서 죽거나 안락사를 당했다.

시는 개를 등록하지 않을 경우 1차 경고 조치 후 2차 20만원, 3차 이후 40만원의 과태료를 물릴 계획이다. 또 반려동물을 유기한 때에는 1차 30만원, 2차 50만원, 3차 100만원 과태료를 물린다. 시 동물관리팀 관계자는 “이 조례는 동물보호법 개정에 따른 후속 조치이자 동물복지를 강조한 박원순 시장의 정책 연장선상에 있는 조치”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런 취지에도 불구하고 어느 정도 성과가 있을지는 의문이다. 등록된 이후 버려진 유기견은 보호센터 등에서 식별해 주인을 찾아주고 관련 책임을 물을 수 있지만, 그 이전에 동물 등록 여부 자체를 일일이 단속할 방법이 없다. 한 자치구 지역경제과 관계자는 “단속 업무는 구에서 담당해야 할 것인데 집집마다 일일이 다니며 등록 여부를 확인할 수는 없는 노릇”이라고 푸념했다.

또 등록 대상을 개로만 한정한 것도 문제다. 시에 따르면 지난해 버려진 고양이는 6263마리로, 유기견 8523마리보다 조금 적은 수준이다. 시 관계자는 “상위법을 따라야 하니 확대 계획은 말씀드리기가 어렵다.”고 전했다.

길고양이를 2년째 키우고 있는 노태경(30·서울 은평구 응암동)씨는 “제대로 정착만 되면 잃어버렸을 때 찾기도 쉽고 함부로 유기하는 경우도 막을 수 있을 것 같다.”면서도 “실제 등록하는 사람이 얼마나 될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말티즈를 12년 동안 기르고 있는 오아현(30·서울 서초구 서초동)씨는 “제도적으로 강제해서라도 유기견이 줄면 물론 좋지만 등록 부담 때문에 버려지는 개가 있지 않을까 걱정”이라며 “강제하기 이전에 병원비 등 개를 키우는 부담을 덜어 주는 제도를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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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9-29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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