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의회, 민원성 예산 ‘끼워넣기’ 의혹

서울시의회, 민원성 예산 ‘끼워넣기’ 의혹

입력 2012-08-20 00:00
수정 2012-08-20 0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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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원당 2건씩 지역사업 제출” 편지 돌려…내부 반발

최근 서울시가 내년 예산안을 편성 중인 가운데 서울시의회가 모든 의원에게 예산에 반영할 지역현안사업을 제출하라고 요구, ‘민원성 예산 끼워넣기’를 하려는 게 아니냐는 의혹을 사고 있다.

20일 시와 시의원 등에 따르면 시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는 지난달 26일부터 모든 의원에게 일일이 편지를 보내 2013년 예산에 반영할 지역현안사업 2건씩을 제출하도록 했다.

편지에는 “촉박한 예산 편성 일정으로 지역사업에 꼭 필요한 예산이 예산안에 포함되지 못하는 경우가 잦아 예산 편성단계서부터 검토될 수 있도록 필요한 예산액과 사업설명서를 8월 말까지 보내달라”는 내용이 담겼다.

또 “제출된 사업은 시와 협의해 내년 예산에 반영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노력하겠다”는 문구도 포함됐다.

이에 대해 지역 주민을 대변하는 시의원이 당장 필요한 지역 현안사업 예산을 요청할 수는 있지만 시급하지 않은 선심성, 민원성 사업 예산도 ‘끼워넣기’를 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시의 한 관계자는 “2010년에는 당시 민주당에서 쇄신하겠다며 당론으로 의원 민원을 안 받기도 했다”며 “예결위에서 굳이 필요하지도 않은 편지까지 돌린 것 자체가 그간 밀렸던 지역민원사업을 넣어보고자 하는 의도가 아니겠나”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서울시가 매년 시의원들의 요구사업을 위해 500억원 정도의 예산을 별도로 편성, 시의원들의 ‘예산 끼워넣기’를 방조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시의 다른 관계자는 “시에서 처음에 시의원의 민원성 사업을 걸러내지만 예결위 심사에서 다시 다 포함이 되는 게 관례다”며 “시에서도 통상 시의원 요구 사업을 들어주기 위한 비용 500억원 정도를 다른 예산안 항목에 넣어 준비하게 된다”고 말했다.

실제로 작년말 시의회에서 의결된 올해 예산에도 의원 요구로 책정된 항목이 적지 않았다.

은평구 창작공간 조성, 답십리 고미술상가 명소화, 미군기지 이전부지 문화시설 건립, 생태문화길 브랜드화 사업 예산이나 초안산·현충근린공원과 함사역사생태공원 토지보상비 등이 의원 요구로 반영됐다.

시 관계자는 “다른 건 몰라도 공원 보상비 같은 건 해당 토지에 공원 말고 다른 시설을 조성하기 어려워 굳이 보상금을 지급해야 할 이유가 없는 경우가 많은데 주민들의 마음을 얻기 위해 예결위 심사에서 뒤늦게 증액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시의원들 사이에서도 민원성 예산 끼워넣기에 대한 반발과 자성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시의원은 “의원들이 지역을 위해 해야 할 일은 상습 침수구역 보수 같은 건데 지역에 절박하게 필요한지 충분히 검토하지 않은 채 20억~30억 이상의 예산이 드는 체육관 건립 같은 사업을 밀어 넣으려는 게 대부분”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편지를 받고 화가 났다”며 “대부분 이익단체와 지역 표심 등 대선 이후 지방선거를 고려한 것 아니겠냐”고 덧붙였다.

또 다른 시의원도 “지역사업이라 해도 특정계층을 위한 것은 안 되고, 의원이 사업을 제출하더라도 의견을 개진하는 것 정도가 적절하다. 편지의 일부 표현은 부적절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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