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진시기 합의만 남아” vs “거취 자율권 보장 받아”

“퇴진시기 합의만 남아” vs “거취 자율권 보장 받아”

입력 2012-07-21 00:00
수정 2012-07-21 0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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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남표 KAIST총장 퇴진유예 ‘동상이몽’

서남표 한국과학기술원(KAIST) 총장의 거취 문제가 한층 꼬였다. KAIST 이사회(이사장 오명)는 20일 오전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개최한 임시이사회에서 예고했던 서 총장 계약해지안을 상정하지 않았다. 서 총장의 강제 퇴진을 유보한 것이다. 오 이사장은 이사회 직후 “서 총장이 모든 것을 내게 위임하기로 했다. 앞으로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또 “서 총장의 거취와 KAIST 발전방안을 포함한 수습책을 논의하기 위해 4~5명의 이사로 소위원회를 구성, 1~2개월간 운영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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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남표 한국과학기술원(KAIST) 총장 연합뉴스
서남표 한국과학기술원(KAIST) 총장
연합뉴스
오 이사장의 발표는 이사회에 앞서 오전 6시 30분쯤부터 1시간 30분가량 서 총장과 만나 사태 해결을 위한 방안을 마련하기로 합의한 데 따른 결과다. 회동은 오 이사장의 요청으로 이뤄졌다. 이사회에는 16명의 이사 가운데 15명이 참석했다. 그러나 당장 ‘전권 위임’을 둘러싸고 이사회와 서 총장 측은 엇갈린 해석을 내놓았다. 혼란은 증폭될 수밖에 없는 형국이다. 오 이사장은 계약해지안을 상정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모든 여건이 바뀌었다.”고 강조했다. 서 총장이 모든 권한을 넘김에 따라 퇴진은 사실상 확정됐고, 방식과 시기 등의 합의만 남았다는 게 이사회 측의 설명이다. 경종민 KAIST 교수협의회장도 오 이사장으로부터 “너무 길지 않은 시간 내에 서 총장이 자진사퇴하지 않을 수 없도록 확실하게 일을 처리했다.”는 말을 들었다고 전했다. 한양대 석좌교수인 곽재원 이사도 “계약해지라는 방법을 피하고 서 총장이 명예롭게 퇴진하는 길을 열어주는 뜻으로 이해하고 있다.”면서 “지금은 학교 자체의 문제를 먼저 해결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된 것”이라고 말했다.

총장 선임 계약을 이사회가 일방적으로 파기하는 계약해지가 이뤄질 경우, KAIST는 서 총장에게 잔여 임기 연봉 72만 달러(약 8억원)를 배상해야 한다. 또 계약해지에 따른 후유증도 한층 심화될 가능성이 크다.

서 총장 측의 입장은 달랐다. 서 총장의 법률대리인 이성희 변호사는 “오 이사장이 ‘거취와 관련해 (서 총장의) 자율권을 최대한 보장하겠다’고 말했다.”면서 “이사회에서 후임 총장 선임에 대한 안건도 올라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서 총장의 사퇴와 관련해서는 아무것도 정해진 것이 없다.”고 주장했다. 이 변호사는 “수습 방안은 양측의 합의를 통해 결정되며, 특히 특허 도용 의혹 등 서 총장에게 씌워진 음해와 관련해 먼저 진상을 규명한 이후 거취 문제를 결정한다는 뜻”이라고 반박했다. 서 총장이 지난 16일 기자회견에서 “내가 물러나야 할 이유를 이사장이 밝혀야 한다.”며 자진사퇴하지 않겠다는 뜻을 거듭 밝힌 것이다.

이사회가 열리는 동안 회의장 앞에서는 교수 20여명과 대학생 40여명이 ‘서 총장 즉각 퇴진’ 등의 피켓을 들고 시위를 벌였다.

윤샘이나기자 sa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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