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대형마트 일괄휴업방침 브레이크 걸리나

서울시 대형마트 일괄휴업방침 브레이크 걸리나

입력 2012-07-11 00:00
수정 2012-07-11 0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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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학계 “자치구별 마트·시장 분포 고려해야” 市 “모든 자치구 예외없이 영업제한 가능할 것”

서울시의 대형마트·SSM(기업형슈퍼마켓) 영업시간 제한 정책이 업체들의 잇단 소송 등으로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시는 최근 서울행정법원이 강동·송파구의 영업제한 처분을 취소했음에도 중소 상인 보호를 위해 모든 자치구에서 일괄적인 영업시간 제한은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그러나 많은 법률 전문가들은 시의 일괄적용 방침이 자칫 자치구의 상황과 전혀 맞지 않은 규제가 될 수 있다며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자치구별 상황 달라도 조례는 동일 = 11일 시에 따르면 송파·강남·노원구 등은 대형마트·SSM이 압도적으로 많고 종로·관악·중구 등은 반대로 재래시장이 대다수다.

송파구는 대형마트·SSM이 33곳이나 영업 중이지만 재래시장은 7곳에 불과해 재래상권의 보호가 시급한 곳이다. 강남구도 대형마트·SSM은 29곳이지만 재래시장은 10곳이다.

반면 중구의 경우 재래시장은 송파구의 4배가 넘는 31곳이 영업 중이었지만 대형마트·SSM은 송파구의 10분의 1 수준인 4곳에 불과하다.

자치구별 상황이 크게 다르지만 영업제한 조례는 시의 지침을 기준으로 삼아 거의 동일한 내용으로 제정됐다. 사실상 자치구별 특수성이 거의 고려되지 않은 셈이다.

◇자치구별 판결 달리 나올 수도 = 서울행정법원이 최근 대형마트 영업제한 처분 취소 판결을 내린 배경에는 이처럼 다양한 자치구의 상황을 고려하지 않았기 때문이란 지적이 법조계에서 나오고 있다.

조병구 서울행정법원 공보판사는 “이번 판결은 지역적인 특성을 반영해 영업제한 여부를 결정하라는 것”이라며 “마트가 많은 자치구, 재래시장이 많은 자치구마다 상황은 다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절차적 요건을 충족해 조례의 위법성이 해소된다고 해도 향후 본안 소송으로 진행될 경우 각 자치구마다 판결이 달리 나올 수 있음을 암시하는 대목이다.

장교식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대형마트 영업에 따른 중소상인 보호문제는 지역의 사정을 봐야 하기 때문에 일률적으로 제한하기 어려운 문제”라며 “흡연 과태료도 자치구에 따라 다른 상황”이라며 일괄 규제에 부정적인 입장을 피력했다.

이기우 인하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도 “법적으로 조례에 문제는 없어 보인다”라고 전제하면서도 “다만 구체적인 영업제한 내용을 상위법이 아닌 조례로 위임한 이유는 지역적인 여건을 감안해서 자치구별로 결정하라는 의미로 풀이된다”라고 말했다.

◇서울시 예측 빗나가 = 강동·송파구의 영업제한 처분 취소 판결 이후 같은 내용의 소송이 줄을 잇고 있지만 시는 여전히 절차적 문제만 보완하면 전혀 문제 될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지난 5일 대형마트들은 강동·송파구에 이어 강서·관악·마포구에도 같은 내용의 소송을 제기했다.

이로써 “절차적 문제만 보완하면 영업제한은 가능할 것이기 때문에 더 이상의 추가 소송은 없을 것”이라고 호언장담한 서울시의 예측은 빗나간 꼴이 됐다.

서울시는 현재 모든 자치구의 일괄 적용 방침을 고수하며 절차적 위법성을 보완한 새로운 조례 제정 지침을 준비 중이다.

권혁소 시 경제진흥실장은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절차를 거쳐도 영업시간 제한은 그대로 계속될 것”이라며 “예외 없이 모든 자치구에서 영업제한이 가능해질 텐데 대형마트들이 왜 실익 없는 소송을 제기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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